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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3>

빵순이~

by 자 작 나 무 2023. 10. 18.

저녁 먹은 뒤에 생크림 단팥빵을 엊그제는 두 개, 어제는 한 개 연이어 몇 개씩 먹었더니 체중이 는다. 그보다는 배가 아주 볼록하게 살이 오른다. 그 생크림 단팥빵은 특정 매장에서 여섯 개 세트로만 판다. 생크림 빵은 너무 달고, 단팥빵은 조금 퍽퍽한데 두 가지를 섞어서 만들어 놓으니 생각하기 싫을 때 먹기에 적당하다.

 

저녁을 먹지 않았다면 몰라도 저녁을 충분히 먹은 다음에 먹는 건 치명적이다. 오늘도 한 개 먹었다. 아직은 생크림 상태가 나쁘지 않다. 토요일 밤에 꽤 먼 길을 달려서 돌아오게 한 게 그 생크림 빵이다. 그걸 샀으니 다음날 수평선을 보며 걷다고 오겠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그 생크림 빵을 살리기(?) 위해서 야간 운전을 2시간 넘게 했다.

 

오늘은 빵 먹은 핑계로 동네 한 바퀴라도 할까 했는데 피곤하고 졸려서 눈이 슬슬 감긴다.

 

생크림 빵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생각을 꺼내려고 했는데 엉뚱하게 빵 이야기만 했다.

 

감정 없이 퍽퍽하게 살다가 감정에 사무치니 사춘기 소녀 같아져서 이 변화무쌍한 감정의 변화 속에 생기는 알록달록한 무늬를 옮겨 놓고 싶어졌다. 내 인생에 이런 얄궂은 감정의 파노라마 속에 춤추듯 휩쓸리고 휘청거릴 시기가 얼마나 될까 싶다. 어쩌다 단기적으로 그럴 때야 종종 있겠지만, 사춘기보다 무서운 오춘기를 지나면서 묘한 불협화음 같은 삐그덕거리는 소리를 옮겨놓는 것도 나중엔 돌아보면 그땐 그랬다고 나를 돌아보고 이해할 수 있는 기록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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