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싶었다.
어떤 영화에
"이거 마시면 사귀는 거다!" 대략 그런 대사가 있다. 올여름에 470대 1의 경쟁을 뚫고(?) SNL 정우성 편 방청에 당첨되어서 일산 Jtbc 스튜디오에 다녀왔다. 그때 정우성을 앞에 두고 여성 출연자들이 "이거 마시면 사귀는 거다~!"라고 하면서 자꾸만 술을 마시는 장면에서 폭소했다. 나도 그거 마시고 싶었다고! ㅎㅎㅎ
지난 금요일에 딸과 함께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난 뒤에 딸이 흥분하여 또 정우성 씨 실물이 얼마나 잘생겼는지 말해서 나도 맞장구쳤다. 배역이 그래서 그랬는지, 잘생겨서 더 그 역이 좋아 보였는지 헛갈릴 정도였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삼천포가 맡은 배역도 그러해서 삼천포(김성균)까지 잘생겨 보였다. 우리는 그만큼 감정적인 동물이다. 시각적인 선호가 있어도 감정이 양념을 좀 쳐주면 시각적인 선호도를 뒤집을 수 있(?)다. 때론 어려울 때도 있다.
처음 만나서 "이거 마시면 나랑 사귀는 거다~!" 이런 대사는 할 수 없으니 "세 번 만나면 사귀는 거다~!" 정도는 해 보려고 했다. 두 번을 넘지 못하고 늘 꺾어진다. 두 번째 만나도 서로 호칭이 정리되지 않아서 이름 한 번 불러본 적이 없고, 내 이름 한 번 다정하게 불러주지 않은 그에게로 가서 내가 어찌 "꽃"이 되리.
이름은 있으나, 불러보지 못했다. 내 이름도 있으나 불러주지 않았다. 막상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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