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라면을 좋아하는데 동네 마트에서 진열해놓지 않아서 우연히 대전에 볼일 보러 갔다가 발견한 그 마트까지 딸이 좋아하는 카레라면을 사러 다녀왔다. 그 핑계로 며칠 내내 방안에 묶여있던 나를 이끌고 나가는 거다. 마땅한 핑계가 없으면 거의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초밥을 좋아하는 딸이 고추냉이 들지 않은 이 매장 초밥이 괜찮더라고 가는 길에 초밥도 사 오라고 했다. 3,500원 정도면 적당할 것 같은데 워낙 물가가 비싸니까 이 정도 가격이면 괜찮다고 생각해서 몇 가지 음식을 카트에 담았다. 배고플 때 시장 보러 가는 거 아닌데.....
초밥만 나눠 먹고 다른 음식은 다음날 끼니에 먹기로 하고 남겼다.
2024-12-03
053 지역번호가 찍힌 전화가 걸려온다. 어제 변호사가 소장 보낸 우편인증을 보내서 오늘쯤 연락올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경찰서 관할이 아니라고 조사를 이 동네에서 받을 거냐고 묻는다. 주민등록에 있던 주소지가 아닌 곳으로 이사를 한 모양이다. 경찰과 변호사가 다시 통화하고, 고소장을 관할 경찰서로 다시 보내기로 했다.
조만간에 고소인 진술하러 그 지역에 다녀올 계획이다. 이번 주말에 그 동네에 지인 결혼식이 있으니 겸사겸사 한 번 혹은 두 번 다녀오게 되겠다. 아직 불편한 감정이 일렁거려서 머릿속이 정리가 안 된다.
어제 아점을 사과와 파프리카를 곁들여서 땅콩버터와 그릭요거트를 섞은 소스에 버무려서 먹었고, 저녁은 초밥 몇 알. 공복 시간 16시간 이상 유지하고 오늘도 사과와 파프리카를 한 접시 먹었다. 땅콩버터와 그릭요구르트 섞은 소스가 입에 맞아서 별맛 나지 않는 파프리카도 잘 넘어간다.
내 생활리듬을 깨는 돌발적인 이벤트는 앞으로는 하지 말아야겠다. 안정적인 생활리듬을 유지하고 수면의 질이 좋아야 백수로 사는 하루도 건강한 법이다.
내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그 일을 떠올리면 아직도 심장이 울렁거리고 가슴이 아프다. 마음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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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0코드와 대화를 했는데 과연 여름코드답다. 그 외엔 내가 읽거나 계산할 능력이 안 돼서 이제야 공부를 좀 해보고 싶은 생각이 생겼다. 머릿속엔 명리학 책에서 얻은 지식만 일부 남아서 음력으로 계산해서 다른 방법으로 읽는 게 더 익숙하다. 하지만, 사람을 그런 방법으로 읽지는 않는다.
사람의 생각을 예측하고 계산하면 더 복잡하고 피곤하게 생각돼서 대화 속에 느껴지는 대로 직관적으로 생각한다. 내게 영향을 주는 상황을 직접 겪는 경우가 아니면 모든 정보는 기억하지 않기로 하고 폐기한다. 대화하고 짧게 스친 사람에 관해 기억할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고, 기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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