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참으로 만든 피자
어제 쉬는 시간에 잠시 '걸어서 세계 속으로' 이탈리아 편을 보다가 어느 주방에서 손쉽게 피자를 만드는 장면을 보고 갑자기 마음이 동해서 밤중에 피자를 만들었다. 냉장고에 있던 재료 중에 피자 토핑에 쓸 만한 것이 감자와 약간의 베이컨뿐. 그냥 그대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지영이는 파프리카가 들어가야 하는 데 없다고 투덜거렸다.
피자 빵가루 사둔 것이 있어서 그걸로 반죽했다. 반죽 후에 약간의 시간을 두면 적당히 반죽이 부푼다. 그걸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동그랗게 만들면 한 번에 한 판밖에 구울 수 없으니 귀찮아서 아예 구울 판에 꽉 찰 크기로 만들었다.
빵 반죽을 포크로 찍어서 줄어들지 않게 해놓고 피자 소스를 바른 뒤 치즈를 먼저 약간 뿌렸다.
그다음 미리 잘라서 데쳐놓은 감자와 살짝 구운 베이컨을 얹었다.
계획에는 없었지만 한 가지라도 더 얹어달라는 딸의 주문대로 옥수수도 얹었다.
치즈를 채칼로 슬슬 갈아서 충분히 덮어주고 200도 오븐에서 23분간 구웠다.
이 먹음직스러운 밤참용 피자의 위용을 보라~ 음하하~~~ 공부하던 학생이 다들 군침을 삼켰다.
그래, 너가 또 내 살찌는데 일조하겠구나. 그래도 어쩌겠니. 맛있으면 많이 먹고, 맛없으면 내가 다 먹기로 했으니 그래도 많이 먹어줘야지~!
저 큰 피자 한 판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순식간에 사라졌다. 결론은 재료 많이 쓰지 않아도 집에서 만든 따끈한 피자는 더 맛있다는 것이다. 사용한 모짜렐라 치즈가 맛이 좋아서였는지 시중에서 주문해서 먹는 피자에 비해 군내가 나지 않고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나서 좋았다.
피자 소스 남았으니 주말에 또 해 먹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