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르, 꼴마(Colmar) 시내 구경
7월 26일
이른 아침 스트라스부르의 숙소를 나서서 콜마르(Colmar)에 갔다. 프랑스식 발음으로는 꼴마. 영어식으로 읽으면 콜마르 정도 되겠다. 꼴마는 프랑스 북동부 알자스 지방으로 스트라스부르에서 차로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고, 프랑스, 독일, 스위스 세 나라의 국경에 근접한 곳이다.
며칠간 날이 더워서 이왕이면 해가 중천에 오르기 전에 일찍부터 걸어다니기로했다.
나무로 특별하게 장식된 전통적인 건축양식을 지닌 알자스의 작은 베니스로도 불린다.
주차하고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을 지도와 정보가 있는 관광안내소 찾기. i 라고 쓰인 이정표를 찾아 걷다 보니 작은 광장에서 관광객들을 태우고 다니는 관광열차를 발견했다. 타보고 싶긴 했지만, 콜마르는 그리 넓지 않은 곳이어서 급히 동네를 지나치듯 봐야 할 정도로 시간이 빠듯한 관광객이 아니라면 걸어 다니며 천천히 보는 게 더 좋다.
한산한 오전, 거리 카페엔 아침을 먹는 사람들이 여유롭게 앉아 있다. 여행지에서 보는 남의 일상은 내겐 한 장의 그림엽서가 되어준다. 아침에 마시는 신선한 커피 향이 공기 속에 그득한 듯한 느낌에 취해본다. 집 떠나온 지 나흘째, 이제 슬슬 여행지가 선사하는 환영에 길들고 있다.
이정표를 보고 관광안내소를 찾아갔다. 길목마다 색색 곱게 심어놓은 꽃이나 식물들이 때론 사람보다 반갑고 눈길이 절로 갔다.
꼴마 전통 복장을 입혀 놓은 마네킹이 있었는데 머리에 쓰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여러 나라 글로 된 지도가 있다. 우리는 영어로 된 걸 골라왔다. 마을 관광 안내도와 알자스 와인가도 지도도 가져왔다. 우리가 다음에 가려고 계획한 니더모쉬뷔르(Niedermorschwihr), 리크뷔르(Riquewihr)도 지도에서 찾아봤다. 지난해 프랑스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뽑혔다는 에귀샤임(Eguisheim)도 콜마르에서 근처에 있다. 지도상에서 그나마 그 근방에서 콜마르는 큰 마을에 속한다.
필요한 정보를 24시간 검색할 수 있는 기기가 관광 안내소 앞에 마련되어 있다. 우리는 모든 숙박지를 미리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예약하고 왔고, 교통편은 렌터카를 타고 다니니 지도 외엔 그다지 필요한 것이 없어서 구경만 했다.
관광안내소를 찾기 전 작은 마을 광장을 끼고 있던 건물인데 운터린덴 미술관이다.
Unterlinden Musee
Rue d'Unterlinden 68000 Colmar(주소) 렌트카 이용시 이름보다는 주소가 훨씬 유용하다.
입장료 성인 8유로, 학생 5유로
우리는 다음 코스로 가기로 한 동네가 많아서 그냥 지나쳤다.
저 멀리 눈에 띄는 교회 첨탑이 보인다. 이 광장을 기준으로 나중에 주차장을 찾아가는 지표로 삼기로 했다.
Saint Martin 교회 쪽으로 걷다보니 도미니칸 교회(The Dominican Church) 옆에서 벼룩시장이 열렸다.
콜마르 거리 곳곳은 어릴 적 읽은 동화 속 삽화에나 나올듯한 아기자기한 반목조 가옥들을 비롯하여 작은 가게마다 꽃으로 장식된 창과 문들이 누구나 환영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따뜻한 온기를 느끼게 해준다.
멀리서도 첨탑이 눈에 띄던 세인트 마틴 교회 Saint Martin's collegiate church
(주소 : Place de la Cathedrale 68000 Colmar)
고딕 건축 양식의 중요한 예로 1235~1365년 사이에 지어졌다.
교회 바깥을 한 바퀴 둘러보고 문을 열어보니 입장료를 받지 않길래 들어가 보았다. 가이드 없이 왔으니 일단 눈으로 보고 사진을 찍어둔 다음, 필요한 정보는 나중에 찾아서 역사 공부는 따로 하기로 했다.
열리고, 그 너머로 또 열린 문
열린 문과 열어야 할 문에 대해 생각한다.
이번 여행이 내 가슴 속에 닫혀 있던 몇 개의 문을 저렇게
활짝 열어줄 수 있기를 바라며.
교회 건너편에 오래된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
The former Guard House (Place de la Cathedrale 68000 Colmar)
1286년에 교회로 건축되었다가 1575년에 리모델링하여 이후 여러 용도로 사용되어왔고, 1860년대 이후로 경찰서로 이용되기도 했다.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
오전인데도 볕이 뜨거워지기 시작해서 길 건너에 있던 가드 하우스 아치 아래에서 교회 사진을 찍었다.
아직 거리는 한산하다. 역시 일찍 움직이니까 좋다.
혹시 기념품으로 사 갈만한 게 있는지 선물 가게도 기웃거려본다. 아직 손님이 들지 않은 오전에 열어놓은 가게에 들어가서 구경만 하고 쏙 나오기 민망할 것 같아 쇼윈도 너머로 이것저것 보기만 했다.
그렇게 거리를 기웃거리다 발견한 집. 1886년 미국의 독립 100주년 기념으로 프랑스에서 기증했다는 자유의 여신상을 만든 작가로 알고 있는 바르톨디의 집이다. 그의 작품들을 모아놓고 입장료를 받는 생가이자 박물관으로 쓰이는 집이다.
콜마르 들어오는 길에 작은 자유의 여신상을 길가에 세워놓았길래 갸우뚱했는데, 이곳이 그 조각가 바르톨디의 고향이다. Frederic-Auguste Bartholdi
그의 작품 중 가장 걸작으로 꼽히는 Lion of Belfort(벨포르의 사자)는 본 적은 없지만, 벨포르시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고, 또한 벨포르시에 공장이 있는 자동차 회사 푸조가 바르톨디의 사자를 자동차 상징물로 이용하고 있다.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단연코 눈에 띄는 건물 The Pfister House (피스터 하우스), 불어로 집이 메종이니깐 그 동네 말로는 메종 피스테르라고 하겠다.
1537년에 부유한 모자 제조업자에 의해 지어진 콜마르에서 르네상스 건축으로는 최초의 예다. 각 층 코너에 각형 탑과 테라스를 만들고, 성서에 등장하는 우화와 인물들을 표현한 벽화들로 장식되어 있다.
카메라 렌즈에 이물질이 들어가서 때문에 밝은 곳에서 찍은 사진들이 슬슬 망가지기 시작했다.
Koifhus
이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 건물로 1480년에 완공. 전에 세관으로 사용하던 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