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프랑스 <2013>

파리에서의 1박2일

자 작 나 무 2014. 8. 13. 16:34

2006년에 처음 본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은 상당히 낡고 지저분했다. 특히나 화장실을 다녀올 때 그 찝찝한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정말 오랜만에 다시 가게 된 샤를드골은 개축과 증축을 거듭하여 완전히 새로운 곳이 되어 있었다. 일단 도착해서 화장실부터 가보니 벽에 약간 웃기지만 '베르사유의 장미'라는 만화책에서 나올 것 같은 그림이 있다.

나는 무척 재밌었는데 딸은 긴 비행에 지쳐서 별 감흥이 없나 보다. 나중에 기억 안 난다고 할 테니 일단 사진은 찍어놓고~


제주 여행가서 그러했듯이 인터넷으로 예약한 렌터카를 공항에서 받고, 네비에 첫 번째 숙소를 찍고 달리다 보니 이런 황당한 광경이 펼쳐진다. 파리에도 이런 곳이 있다니.....


소르본 대학 근처에 있는 우리가 묵기로 한 호텔에 도착했다. 
Hotel de Suez ★★ 31 Boulevard Saint Michel, 05. 팬턴-노트르 담, 파리, 프랑스 75005 (지도 보기)
 
다음날 유명한 몽쥬약국에 화장품 사러 가기로 해서 거기서 멀지 않은 곳으로 숙소를 정했다. 파리의 숙소는 번화가에 잡으면 거의 방이 우리가 생각하기에 코딱지만 하다. 그래서 사진을 잘 보고 나중에 놀라지 않을 태세를 갖추고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는 것이 저렴하고 좋은 숙소를 정할 수 있는 비결이다.


그간 여행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얻은 유럽여행 카페에 리뷰 올릴 때 쓰려고 욕실 사진과 객실 사진을 빠짐없이 찍었다. 혼자서 코스를 정하거나, 볼거리, 먹거리, 숙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은 곳이다.

 

나도 뭔가 그에 부응하는 작은 도움을 누군가에게 줄 수 있다면 내가 여행하고 얻은 정보를 나름의 시각에서 올려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내가 올린 정보를 참고하겠지.


오래된 건물인데 적당히 고쳐놔서 깨끗하다. 발을 따로 씻을 수 있는 곳도 있다. 세면기에 발 올리기 위험하니 저런 게 쓸모 있다.


오른쪽 옷장 옆에 긴 소파베드가 엑스트라로 준비되어 있는 방이다. 도착한 그날부터 며칠은 우리가 다닌 도시가 유난히 더운 때였다. 문 열어놓고 아쉬운대로 선풍기 틀어놓고 잤지만 그래도 더웠다. 여름이 우리나라 만큼 덥지 않으니 숙소에 선풍기 있는 곳 조차도 드물다. 그래서 에어컨 없어도 감사해야 할 지경이다. 

똑 떨어져도 사지 않고 버티던 화장품을 몇 가지 구입했다. 


좁은 계단을 타고 오르는 길에 1인용 승강기가 있어서 큰 짐을 거기로 나를 수 있다. 정말 오래된 건물인데 보수작업 하면서 기본 골격을 유지하고 고치려니 이 이상은 어려웠나보다. 파리의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고수하는 비결이기도 하겠지.

무척 졸리운 오후였다. 아직 시차 적응 안 되고, 비행기에서 선잠을 자다 내렸으니 이 시각이면 우리나라는 한밤중이라 졸릴 수 밖에. 그래도 그냥 잠들면 다음날 또 힘들 테니 버티면서 거리 구경이라도 나서야 했다.



마리아주 매장에 가서 홍차를 사고 싶었는데 오후 6시가 넘어서 매장 문을 닫았다.


우리나라 관광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 동네는 6시 넘으면 어지간한 곳은 다 문 닫는다. 퇴근하고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참 바람직한 일이다. 아쉬운 마음을 그 생각으로 접었다.






우리가 맛보고 싶어 하던 아이스크림 가게를 찾았다. 아모리노(Amorino)는 까먹어도 천사 아이스크림으로 기억한다.


아모리노 아이스크림을 맛보고 우리는 다시 호텔이 있는 곳으로..... 덥고 졸려서 도무지 더는 못 돌아다니겠다.
저녁은 덥고 입맛 없어서 호텔 앞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사 먹었다.


하룻밤 잘 자고 다음날 아침!


아래층에서 식사할 공간이 부족한지 방으로 아침을 갖다 주신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이날 아침 먹었던 고소하고 부드러운 크로와상 생각이 나서 '파리바게트'에 가서 비슷하게 생긴 크로와상을 사 먹었다. 진짜 이름이 아깝다. 우리나라에서 먹은 빵은 짜고 고소한 맛이 거의 없어서 실망!

기분 좋은지 딸이 순순히 촬영에 응한다. 숙소가 만족스러웠나 보다. 1896년에 지어진 건물이란다. 우와~~~ 

딸은 사춘기 소녀답게 유난을 떤다. 지저분하고 불편하고 허름한 숙소를 싫어한다. 우리가 호텔만 고집해서 투숙한 이유 중 하나는 내 딸 때문이다.

화장실 들어가면 혼자 한참 동안 나오지 않는 딸 데리고 욕실 여럿이 나눠 쓰는 숙소에 갔다가는 무슨 일을 겪게 될지 알 수가 없으므로. 다른데 덜 쓰고 일단 잠은 편하게 자고, 욕실 맘 편하게 쓰자! '꽃보다 청춘'에 등장하는 그분 못지않게 나도 예민한 사람이라서 나의 응가 시스템도 문제가 생길지 모르는 일이고.....

오늘은 우리가 어디를 가느냐 하면, 몽쥬 약국!

호텔 근처에 있던 파리대학. 소르본 대학도 근처에 있다는데 거기는 그냥 스쳐지나 수밖에.

이 건물 어디쯤 따라가면 아마도 소르본느 대학이겠지.


전기 자동차 주차 겸 충전기가 함께 있다. 와~~ 우리도 빨리 저런 것 생겼으면 좋겠다.





걸어가다 보니 파리 만신전 판테온(Pantheon)도 있다.


원래는 성당이었다는데 프랑스 대혁명 이후 프랑스 위인들 무덤으로 바뀌었단다.








일부 공사 중이기도 하고, 안에는 들어가 보지 않고 사방을 스윽 둘러보고 사진 찍고 가던 길로 계속 걸었다.




드디어 도착한 몽쥬 약국

워낙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서 한글 안내판까지 있다. 프랑스는 약국에서 화장품을 판매한다. 우리나라에서 고가로 판매되는 기능성 화장품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나도 수분크림이나 몇 가지 크림 종류와 선크림, 핸드크림 등을 샀다.

바로 앞에 지하철 역이 있고, 약국 앞 작은 광장에 아침 시장이 열렸다.

친구가 쇼핑을 좀 더 즐기는 동안 나는 시장 구경을 했다.


맛있어 보여서 과일을 좀 샀다. 살구도 사고 딸기도 사고.

약국 가는 길에 발견한 까르푸 시티. 여긴 드물게 10시까지 문 열어놓는 곳이다. 들어가서 마실 것을 좀 샀다.

생테티엔 뒤 몽 성당
지나온 길을 그대로 거슬러 왔다. 오전에 나서서 그나마 볕이 덜 뜨거웠다.





오전에 빨리 체크아웃할 시간 넘기지 않게 약국에 다녀온 후에 미리 싸 둔 짐을 뺐다.

시장에서 사 온 과일을 씻었는데, 생긴 것과는 달리 맛이 별로다. 역시 우리나라 과일이 제일 달고 맛나다!!!

숙소에서 나온 뒤에 우리는 파리 외곽에 있는 '라 발레'명품 아웃렛으로 향했다. 여행의 시작도 파리, 여행을 마무리할 즈음 다시 파리에서 3박의 일정이 남아 있어서 가볍게 시차 적응하고 쇼핑으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