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작 나 무 2010. 7. 6. 10:24

2005년 5월 10

 

 

 

 

 

한 번만 더 보고 나면 이렇듯 대책없이 그리운 마음이 가실까....
눈만 감으면 제주의 바람은 어느새 내 귓가에 속삭이고 있다.
수평선과 돌담이 내게 못다한 이야기가 있었노라고......
걸어보지 못한 들판이며 바다로 누운 길들이 환영처럼 아른거린다.
돌아오는 길에 한 달만 제주에 가서 살다 올까도 생각했다. 지영이만 아니었어도 정말 옷가지만 몇 가지 챙겨서 다시 제주로 갔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강하게 나를 끌어당기는 힘이 무엇인지 미처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첫눈에 반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이토록 무작정 그립고 애타는 마음을 쉬이 가눌 수가 없다.
비개인 아침 주상절리에서 만난 파랑새 한 마리에도 나는 마음을 빼앗길 정도로 제주는 마력을 지닌듯 나를 무한히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훌쩍 떠나서 또 아쉽게 스치고 돌아오는 것이 싫어 아직 채 풀지 않은 가방을 채울 수도 다시 풀어놓지도 못하고 있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처럼 제주는 모처럼 내게 특별한 느낌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달리던 그 길 어딘가에서 나는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오기라도 한 것처럼 당황스럽다.
바다와...돌과 바람뿐이었는데.... 무엇이었을까... 그것이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