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작 나 무 2018. 12. 13. 20:23

괜찮을 줄 알았는데 괜찮지 않다. 눈물이 막 난다. 사람들이 많아서 울다가 들키면 곤란한데 눈물이 난다. 눈물 닦다가 마스카라가 다 닦였다. 판다는 면해보겠다고 열심히 문질러서 눈 화장을 얼굴에 번진 눈물과 함께 다 닦아냈다.

 

내일 예정이었던 수시합격자 발표가 오늘 오전에 나고 딸이 불합격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나도 모르게 일시 정지 버튼이 눌러진 것처럼 세상이 멍해졌다. 어쩐지 합격할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기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미 서로 이야기하고 약속한 대로 재수한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좀 합격선이 낮은 학교라도 정시로 넣어보면 어떻겠냐고 말해도 딸은 막무가내다. 내가 대신 공부해서 시험을 쳐줄 것도 아니니 뭐라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여기서 나갈 수 없게 되었다. 내년까진 통영 땅을 뜰 수 없게 되었다. 잠시 기운 빠졌지만, 우리가 세운 차선의 계획이 있으니 또 그렇게 살아봐야지.

 

 

 

 

 

벽에 쓰인 글귀가 오늘은 눈에 크게 들어왔다. 두려움이 열정을 억누르는 일이 없도록 용감하게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