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작 나 무 2020. 8. 10. 10:28

8월 9일

계속 흐린 하늘만 보다가 오랜만에 보는 파란 하늘

사천 지나는 길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들어간 냉면집

20대부터 즐겨다니던 곳인데 이제 막 20대가 된 딸도 이집 냉면을 좋아한다.

이집에서 나는 비빔냉면, 딸은 물냉면

냉면집 고양이의 여유 넘치는 자태

 

사천 공항 앞에 멈춰 선 사이에 전시된 비행기 구경을 잠시 하다가

 

 

정지 신호 무시하고 막 달려온 차가 앞차를 무지막지하게 들이받는 것을 목격했다. 낮에 어찌 저런 황당한 사고가 날까......

 

..

정말 오랜만에 밖에 따라 나선 딸이 구름을 보고는 유럽의 어느 궁전 혹은 박물관 천정에 그려져 있던 큰 그림 같다며 여행지에서 본 기억을 떠올린다. 그때 여행의 잔상이 시간이 이렇게 지나도 순간순간 선명하게 떠오르는 모양이다. 

 

어릴 때 TV에서 본 만화 중에 '플란다스의 개'에서 주인공 네로가 램브란트의 그림을 마지막으로 보고 숨을 거둔 장면을 아직도 기억한다. 램브란트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그림을 그렸을까? 저 착하고 부지런한 아이는 왜 저렇게 힘들고 슬프게 살다가 일찍 생을 마감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며칠을 울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램브란트의 그림을 보고 그 앞에 서서도 그 생각을 했다. 월간지에서 한 장씩 오려모으던 그림을 보러 유럽의 미술관과 박물관까지 가게 된 내 가슴 속에 남은 생각을 딸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어진 길 끝에 가닿은 곳

 

아무 것도 없는 낯선 빈 방에 도착했다. 나를 내려주고 딸과 함께 선생님께서 떠난 뒤, 편의점에서 산 차가운 커피를 벌컥벌컥 마시고, 멍하니 앉아서 나도 모르게 나오는 눈물을 참을 수 없어서 훌쩍훌쩍 울었다.

 

아...... 여긴 와이파이가 안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