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작 나 무 2021. 8. 4. 16:35

오늘 딸이 제 남자 친구 만나러 나가고 나니 오롯이 혼자인 시간이 이렇게 가볍고 편하고 좋을 수가 없다.


책임져야 할 누군가와 함께인 것과 꽁꽁 여미고 긴장한 마음의 옷고름 풀어놓고 기댈 수 있는 존재와 함께인 것은 다르겠지.

혼자는 아니어도 자식은 자식일뿐.

내 머릿속을 열어 보여주지 않아도 싱긋이 함께 웃으면 조금이나마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사람.
이 생에는 더 만날 수 없다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사람 하나 짝사랑하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멀리 반짝이는 등대 불빛처럼 망망대해를 떠도는 섬인 내 눈에도 빛나는 사람.

누군가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자리가 부모의 자리가 아닌가 싶다. 며칠 뒤에 입대하는 딸의 첫 남자 친구와 데이트하러 간 딸에게 새 원피스를 사 입혔다. 남자 친구에게 맛있는 것 사주라고 용돈도 두둑이 줘서 보냈다.

 

인생이 이렇게 한 가지씩 추억이 되는 것을 지켜본다. 이상하게 내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핑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