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작 나 무 2021. 9. 11. 09:08

어제

제주에 사는 친구와 통화하면서 내 감정에 관해 이야기했다.

글로 쓰면 그냥 지나가는데 와인 조금 마신 기운으로 주절주절

자기도 겪어본 일이어서 나를 이해한다며 차근차근 이야기해줘서 조금은 위안이 됐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경험은 스물아홉 살에 해봤다는 거다.

 

내 또래가 그 나이에 겪은 일을 나는 이제야 겪는다.

서툴고 어눌한 이런 나는.........

 

그냥 잠이나 더 자야겠다.

가을인가 보다........

 

 

오늘 비 올 줄 알았는데 날이 맑아서 문득 섬 여행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카메라를 찾았다. 어딨는지 모르겠다. 디카 못 찾아서 핸드폰만 들고나갈까 하다가 어쩐지 사진 찍는 맛이 떨어져서 꼭 디카 찾고 싶은데 배터리 충전도 안 되었을 테고.....

 

일단, 이 물건 그득한 집 어디에 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역시 나는 피곤한 거다. 좀 쉬어야 해. 

 

선선해졌으니 오후에 걸으러 나가도 늦지 않을 테니 그간 쌓인 피로감에서 해방되는 것부터.

 

 

*

누가 물었다.

"어떤 가수 좋아하세요? 저는 이선희 좋아해요."

"아.... 그러세요? 저는 악동뮤지션의 이수현 좋아해요."

악동뮤지션이 뭐냐고 내게 물었다.

그 순간 난 마음의 문을 닫았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순간을 당할 거다.

 

또래가 또래 같지 않은 시절을 산다.

또래가 어르신 같고, 옛날 사람 같아서 어색하다.

나이만 먹은 철없는 내가 사람을 이렇게 가볍게 대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