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작 나 무 2022. 2. 15. 00:06

씻고 누우니 온몸에 몸살 기운 같은 게 느껴진다. 그런데 묘하게 나른한 이 기분이 편안하고 좋다.

 

딸은 오늘 백신 3차 접종을 했고, 약국에서 진단 키트 사서 코로나 19 신속 항원검사도 받았다고 한다. 학교 도서관에서 같은 시간에 함께 일했던 친구가 확진되었다며 걱정이 많더니 다행히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오후에 사무실에서 필요한 서류를 만들고 일 마무리하다 보니 시간이 늦어져서 혼자 오래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마음에 걸리던 일도 자연스럽게 정리되었다. 자퇴하려고 그렇게 애쓰던 학생이 다음 학기에 쓸 새 교과서를 뒤늦게 나타나서 받아갔다. 숙제를 끝낸 홀가분함과 서운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아직은 윤곽을 알 수 없는 희망이 거기에 있을까.

 

겨우 몇 시간 함께 보낸 누군가의 잔상이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궁금하다. 청소년기에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막연한 감정에 빠져서 그 감정에 매달려서 혼자 그리워하던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전혀 나아지지 않은 내 서툰 감정은 얼마나 지나야 좀 무던해질까.

 

 

 

요즘 반복해서 자주 듣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