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15km, 2만 걸음
꾀가 나서 산책길 상류(?) 지점까지 버스를 타고 갈까 해서 열심히 시내버스 시간 검색해서 하루에 서너 번 겨우 다니는 버스 시간 중 내가 접근할 수 있는 시간대에 맞추려고 무척 노력했는데 그 버스가 정차하는 버스 정류장이 흔하지 않고 찾기도 어려워서 간발 차로 그 차를 놓쳤다.
더운데 쫓아 나와서 버스를 놓치고 나니 살짝 심술이 났다. 정말 대중교통 시스템이 좋지 않은 동네여서 차 없이는 불편해서 못살겠다. 차를 사야 해~~
그래도 그냥 들어갈 수가 없어서 일찍 나선 김에 슬슬 걸어서 평소 걷던 길을 지나가다가 평소에 걷지 않던 코스로 살짝 바꿨다.
오르막 피하려다가 더 퍽퍽한 오르막을 만났다.
돌아서 내려가자니 애매하다. 어디 가서 등 기대고 앉았다가 한참 뒤에 오는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가 볼까 생각했다.
그런데 걷다 보니 도무지 그 버스 시간을 맞출 수가 없겠다.
일단 직진! 걷다 보니 공유지에 그물을 둘러놓고 누군가 닭을 키운다. 사유지가 아닌 게 분명해 보이는데......
저수지 위에 골짜기를 따라 걷다보니 생각보다 더 깊숙한 곳에 작은 동네가 있고 예쁜 집과 정원이 있다.
그리고 더 깊은 골짜기로 이어진 길을 끝없이 따라 걷다 보니 상수원이 말라서 물 한 방울 없다.
봄에 겹벚꽃이 아름답게 핀다는 사찰까지 걸어가 볼 참이었지만 지치고 배고프기도 하고, 날파리인지 똥파리인지 쫓아다니면서 윙윙거리는 파리떼 소리가 듣기 싫어서 그만 돌아서 내려왔다.
모내기할 때인데 저수지 물이 계속 마른다. 일주일에 몇 번씩 이곳에 들렀다 갈 때마다 바닥이 점점 드러난다.
비가 수일 내로 좀 많이 내려서 저수지에 물이 가득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