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종이 책?
빨리 읽고 싶은 책을 주문하면서 고민한다. 전자책으로 살까, 종이 책으로 살까.
언젠가 내 딸도 읽을 것으로 착각하고 그간 책장에 쌓아둔 책을 이사할 때 다 버리고 가야겠다. 내가 굳이 전시하듯 꽂아놓지 않아도 언젠가 읽을 인연이 있으면 읽게 될 것이고, 아니면 아닌 거지. 영상 세대인 딸에게 책 읽을 것을 강권하거나 책 좀 읽으라고 잔소리조차 하지 않고 살았다. 그래도 혹시 읽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하여 전자책으로 산 것도 간혹 종이 책으로 재주문하기도 했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었다.
졸업하는 조건으로 책 읽고 시험 쳐야 하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 몇 권 읽은 게 책 읽은 경험의 큰 부분을 차지할 정도였다. 물론 전공 서적이야 읽었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손에 책을 자연스럽게 잡는 스타일은 아니다.
오늘 새 책을 주문하면서 또 망설였다. 나만 읽고 말게 전자책을 살까, 혹시 알 수 없으니까 종이 책을 살까...... 사은품으로 포인트 차감하고 수면 안대를 준다고 해서 냉큼 종이 책으로 주문했다.
꿈의 의미와 기원에 대한 뇌과학적 해석이 담긴 책 '당신의 꿈은 우연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흥미 있는 분야의 이야기여서 책 소개를 들을 때도 아주 솔깃했다. 과학적인 증명이라는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그렇게 알던 것을 과학자는 어떻게 풀이해서 설명해 주는지 궁금하다.
대학생일 때 읽은 프로이드가 쓴 꿈에 대한 책은 그다지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아서 대화에 인용할 일도 없었다. 반드시 '과학적'이라는 표면이 필요하다면 그런 내용을 인용하여 생각을 표현하면 된다. 단편적으로 '꿈'의 실체에 대한 호기심에서 이 책이 궁금한 건 아니다.
찐 고구마 먹고 소화하는 동안, 머리카락에 듬뿍 바른 헤나 가루가 색을 충분히 낼 동안 생각나는 대로 혼잣말하기.
2023-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