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작 나 무 2023. 12. 2. 00:07

2023-12-01

반쎄오에 쌈 하나면 둘이 배불리 먹을 양이다.

 

 

 

음식맛이 좋아서 쌀국수 추가

음식점 주인인 서영 씨가 나를 알아보고 말을 걸어준다. 우리 동네 중앙시장에 2호점 낼 예정이라고 우리 동네 이야기를 한다. 내가 어디서 거기까지 밥 먹으러 매번 오는지 기억해 주니 어쩐지 고맙다. 고명으로 얹은 고기가 그래서 더 푸짐한 모양이다.

 

그 동네 리조트에 있는 영화관에서 영화 볼 시간을 기다리느라 아래층 카페에 들어갔다.

전화 통화할 때와는 또 다른 분위기로 한참 대화할 시간이 생겨서, 그 모든 순간이 지나오면서 감탄사를 연발한 일몰 못지않게 아름다웠다. 곱고 예뻐서 아름다기보단 둘이 함께 나눈 풍경, 음식, 생각이 어우러져서 내 인생을 한 장의 그림처럼 엮어준다. 

너를 만나러 여기에 왔구나….. 너라는 인연을 만나서 줄 게 있어서 네 엄마가 되어 살게 됐구나….. 덕분에 내 삶을 견뎌왔다는 사실이 굽어진 길 돌아설 때마다 더 감사했다. 네 덕분에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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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배우 정우성 씨가 나오는 영화여서 참고 봤다. 사이다 없이 고구마 백 개 먹은 기분. 시비 걸고 싶은 12.12. 배우 황정민 씨의 연기가 소름 끼쳤다.

영화 시작부터 끝나기만 기다렸다.

다리를 쭉 뻗고 누워도 앞뒤로 넓은 의자에 상영 전에 바다가 보이는 극장

딸과 함께 삼천포로 빠져서 베트남 음식 먹고, 영화 보고 기숙사에 데려다주고 집에 돌아왔다.

한적한 심야의 고속도로에서 졸다가 일 내느니 신나게 달리기로 마음먹고 열심히 밟았다. 그래도 밤길은 더디고, 어둡고…. 속도감은 짜릿했다.

내일 출근 안 해도 된다는 사실 하나에 평소에는 하기 힘든 무리한 일정을 소화했다. 금요일 밤에 나랑 영화 같이 볼 시간을 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돌아오기 힘든 늦은 밤에 눈꺼풀이 붙을 것 같은데도 달렸다.

대중의 삶을 다각도로 파괴한 사이코패스 집단의 광기를 영화로 보는 것조차 피곤하고 괴로웠다. 집단 지성의 진화는 일정 비율 이상으로 증가할 수 없는 것인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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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고 배고픈데 괴롭지는 않다. 고구마 먹고 싶은데 고구마 찌다가 잠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