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섬 <2020~2024>/<2024>

오늘 저녁 산책길에

자 작 나 무 2024. 7. 29. 22:57

2024-07-29

 

낮에 삼천포 공원의 편백숲에 누워있었던 상상을 한 까닭이었던지 높이 자란 나무속에 들어가서 눕고 싶었다.

중앙공원 주차장에 주차하고 중앙공원을 지나서 호수공원까지 걷는 코스를 선택했다. 가마니 깔아놓은 길, 흙길만 주로 밟으며 걸으면 무릎도 덜 아프고 기분도 한결 좋아진다. 왼쪽 옆은 담장 너머 세종국립수목원이다. 

 

누군가 모자를 씌워놓은 소녀상이 전에도 있었던가? 모자를 씌워놔서 오늘 내 눈에 확 띄었는지. 이 공원이 넓어서 오늘에야 이 길을 처음 걸었는지......

 

국가의 부재로 억울하게 끌려가서 고통을 당한 저들의 삶이 어떻게 개인적인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역사의식을 가진 이가 어떻게 국민의 피땀 어린 세금을 그렇게 많이 받는 중차대한 자리에 앉을 수 있단 말인가. 그냥 기업에 가서 돈 벌면 될 것을. 누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거나 세금을 월급으로 받는 자리만 아니면 관심 없다. 그렇게 부도덕하고 역사의식이 결여된 자가 국가의 녹을 먹는 자리에 앉는 건 결사반대다. 그가 누구 거나 연금까지 쏙쏙 세금으로 빼먹을 자리에 무슨 명분으로 버젓이?

 

공원 벤치에 누워서 하늘을 보니 별이 보인다. 인공위성인가?

이내 호흡이 부드러워지고 몸이 확 뚫리는 느낌이 든다. 앉아 있다가 누워서 나무 사이로 열린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대로 한숨 자도 좋을 것 같다. 

 

공원에서 물길 따라 걷다가 널찍한 벤치에 앉아서 잠시 숨을 고르고 한적한 자리에 누워서 밤하늘 별을 바라보며 마음을 비웠다. 편안하고 따뜻하고 웃음이 절로 난다. 자연 속에서 비로소 평온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