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작 나 무 2024. 10. 24. 23:01

2024-10-23

 

오후 늦게 집을 나섰다. 전주 전동성당 외에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었던 공세리 성당을 좌표로 찍고 달리는 길은 꽤 많은 도로를 바꿔서 타고 달려야 했다. 

'1890년에 시작된 유서 깊은 성당' 신유, 병인박해 순교자의 유해와 묘석이 모셔진 곳이라 한다.

 

 

간절한 기원 - 도대체 뭘 위해, 누굴 위해 죄없는 이들을 희생하는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 것인가! 일상의 자잘한 고통을 차마 고통이라고 표현할 수도 없는, 현재 전쟁을 겪고 있는 이들의 삶을 굽어살피소서.....

 

나는 이 자리에서 오래 산 이 나무를 만나고 싶었다. 이 언덕에서 오래 견디고 살아남은 저 멋진 나무를 만나러 여기까지 왔다. 성당 건물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내 관심사는 이 자리에 선 아름드리 멋진 나무가 많아서 여기 와보고 싶었다.

 

 

몇 번이고 우러러 보는 나무가 내게 "쓸데없는 말, 쓸데없는 생각 줄이고 꿋꿋이 버텨라. 삶이 그런 거야....."라고말하는 것 같다. 여기서 얻은 생기를 보듬고,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에 들러서 밤길을 걷다고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20대에도 종종 찾아가서 사 먹은 기억이 있는 천안 학화호두과자 본점에 들러서 박피한 팥으로 속을 채운 호두과자 한 상자를 사 와서 딸에게 안겨줬다.

 

늦게 잠드는 습관이 들어서 깨는 시각이 늦어지니 기껏 나서는 평일 여행길에 해가 짧아져서 금세 어둠에 쫓기게 된다. 생활리듬을 조정해서 더 추워지기 전에 이 근방 어디라도 더 찾아서 걸어보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