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나들이
2024-11-24
사과가 주렁주렁 열렸을 때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거창 '해플스 팜사이더리'에 다녀왔다. 봄엔 혼자 거기까지 일없이 갔다가 커피와 사과 아이스크림 사 먹고 혼자 사진만 찍고 돌아왔다. 그래도 오늘은 급히 약속을 잡아서 오후 늦게 쌩하니 달려가서 사과 주스 한 잔 마시고 딸에게 상납할 음료와 빵을 사서 돌아왔다. 딸을 꼬셔서 낮에 제때 외출하거나 저런 곳에 다녀오기는 어려워서 앞으로도 딱히 계획을 세우진 말아야겠다.
평일에 차 밀리지 않을 때 강원도 곳곳에 칼바람 불기 전에 다녀오고 싶은데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다. 시험은 끝났지만, 인생이 이렇게 끝난 게 아니니까 우린 또 다른 준비도 해야 하고 계속되는 삶에 소소하게 해결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
카페 입구에 있는 큰 사과나무에 열린 사과만은 카페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눈요깃거리로 남겨둔 모양이다.
사과 주스가 시판 음료보다 좀 맛이 괜찮았다.
카페 2층에서 본 풍경.
아침 일찍 깨서 함양 도하 카페에도 한 번 들르고 싶은데, 냉장고에 남아있는 빵을 다 먹지 않아서 도하 빵집에서 만든 빵을 사 오면 딸의 잔소리가 예상되기 때문에 망설여진다. 할 일은 많지만, 딸내미 싣고 하동 청국장 집에도 가보고 싶고, 진주 유부김밥집 국수도 먹으러 가고 싶다.
2시간 이상 달려서 남쪽에 가까워지니 익숙한 곳에서 익숙한 맛있는 음식을 딸과 함께 먹었던 시간을 다시 겪으며 그간 수험생 생활 하느라고 나름 갑갑했을 딸의 가슴에 쌓인 먼지를 털어주고 싶다. 나와는 성향이 달라서 나처럼 여행을 쉽게 생각하고 나서려고 하지 않으니 다양한 국내 여행 프로그램을 준비해 두는 게 최선이다.
딸이 '가고 싶다' 한마디만 하면 당장 해외로 가는 비행기 표라도 끊어서 데리고 가고 싶다. 하지만, 하고 싶을 뿐. 현실엔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실행하긴 쉽지 않겠다.
한 번 다녀오고 나니 여기저기 더 가고 싶다. 오늘 푹 자고 현실 감각을 되찾고 정신 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