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섬 <2025>/<2025>

공원 앞 터널

자 작 나 무 2025. 5. 1. 14:45

비오는 날,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동네 공원 입구와 이어진 작은 굴다리 아래에 주차하고 비오는 걸 바라본다.

한 시간 뒤에 거제 터미널로 딸을 마중하러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애매한 시각에 아는 분과 연락이 닿아서 그분을 기숙사에 모셔다 드리려고 일찍 밖으로 나섰다.

그분이 계신 곳에 10분 뒤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연락드렸더니, 모셔다 드리러 오지 않아도 된다고 전화를 하셨다. 어제 회식하고 밤에 친구네에도 들렀다가 와서 밤늦게 잠들었다. 오늘 낮 일정이 야외에서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일이어서 생각보다 피곤해서 낮에 한숨 붙이고 싶었는데 이도저도 아니게 됐다.

여기서 빗소리 들으며 한 시간 기다렸다가 거제로 달릴까 한다. 늘 어느 순간이나 상상 밖의 변수로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기록하던 습관대로 일상 속에 지나가는 생각의 흐름을 종종 쓰기로 한다.

이대로 차안에서 잠들어도 좋겠다. 터널이 비를 가려주는 멋진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