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강제 근무
2025-06-08
오늘 아침, 눈을 뜨는 일이 유난히 버겁게 느껴졌다. 하루의 시작은 의무감에서 비롯된 바람에 어떤 불투명한 불만을 안고 하루를 시작했다. 여행을 위해 이른 새벽에 일어나는 것과 같은 자발적인 움직임에는 특유의 활력이 깃들지만, 타인의 시간표에 따라 일어나는 아침은 어김없이 무겁다.
그런 불편한 아침에 작지만 실질적인 위로 하나를 계획해두었다. 세 시간 이상을 운전해야 하는 길 위에, ‘도하커피하우스’라는 이름의 작은 카페를 끼워 넣었다. 중간에 경로를 더해서 세 시간이 훌쩍 넘는 운전 속에 낀 짧은 위로였다
나는 그 집의 깜빠뉴를 떠올렸다. 씹을수록 담백한 쌀로 만든 빵의 결 속에 스며 있는 그 집 깜빠뉴, 처음엔 담백하다가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피어나는 그 빵맛이 떠올랐고, 그 기억 하나에 마음을 기대기로 했다
11시 반 무렵 카페에 도착했다. 빵 몇 개를 고르고, 커피 한 잔을 함께 주문했다. 커피가 준비되는 짧은 틈 동안, 나는 근무지까지 달리고 남을 시간을 가늠해보았다. 10분 남짓. 앉아서 여유롭게 음료를 즐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깜빠뉴를 손으로 뜯었다. 오늘 갓 구운 빵은 결이 살아 있었고, 표면은 따뜻했다. 나는 반쯤 무의식적으로 빵을 먹었고, 커피를 다 마시기 전까지 반 이상을 먹어치웠다. 시간이 넉넉했다면 조금 더 느리게 다른 빵도 맛볼 수 있었을까. 그러나 우리는 종종 무언가를 천천히 누릴 수 없다는 사실로 인해 더 강하게 욕망한다. 맛보다 속도 선택보다 생존이 먼저일 때가 있다.
카페에서 나와 다시 핸들을 잡았다. 이 작은 우회는 이동 경로를 30분쯤 늘렸다. 비효율적이었다. 하지만 마음은 약간 나아졌다. 가끔은 목적지가 아닌 경유지에서 숨을 고른다. 그곳은 아무도 기다리고 있지 않은 장소이고, 그래서 나 자신을 가장 조용히 마주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