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작 나 무 2003. 8. 17. 15:35

 부게로 <사랑의 상처>

 

* 흐르는 곡 : Y Una Madre - Savina Yannatou

 

2003. 8. 17.

몸에 난 상처들은 시간이 지나 아물어지면 통증은 대체로 사라지기 마련이다. 마음의 상처들은 잊히기도 어렵거니와 잊은 듯하였다가도 만성질환처럼 나를 괴롭히곤 한다.

 

사소한 것에도 쉽게 상처받는 예민한 성격이어서 다소 방어적이고 감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무언가 그럴싸한 이유를 덧대어 감정적으로 부딪힐 만한 사람들은 비껴가도록 애써왔다. 그렇지 못한 경우 과감히 부딪혀 있는 대로 받아들였을 땐, 필연적으로 상처를 입었던 것이 지금의 비뚤어지고 모난 나를 만든 주범이기도 하다.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는 내릴 수가 없다. 사람에 대해 뚜렷이 정의 내릴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이유에서 막연히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단정적인 단어를 쓴다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착각이거나, 집착이거나 어떤 의미에서건 사랑이라 여긴다면 남이 뭐라건 사랑일 수도 있음으로. 다분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것에 어떠한 잣대를 댄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내가 사랑이라 믿었던 것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이미 퇴색된 상처만 남아 있는 빈자리를 제법 오래 눈물겹게 지켜왔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