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섬 <2003~2009>/<2005>
사랑이란.....
자 작 나 무
2005. 6. 13. 20:45
상족암을 둘러보고 나가는 길에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계단 위에 바다 위로 지는 노을을 함께 보고 있던 노부부는 오징어와 소주 한 병을 사이에 두고 한 잔씩 주거니 받거니 하며 경상도 특유의 퉁명함이 곁들여진 따뜻함을 나누고 계셨다.
'나란히 앉아 함께 같은 곳을 오래도록 저렇게 바라보는 것이 사랑이다'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반복되는 일상처럼 사랑도 특별한 구석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월 속에 빛이 바래도 (다져진 세월만큼 서로 마주 보지 않아도 들이켠 술이 가슴으로 들어가 번지는 순간 공명할 수 있는 내공이 결코 절로 생긴 것은 아니겠지만), 그들은 말없이 바다를 향해 끝없이 시선을 나누고 있다.
자연과 함께 은은한 빛을 발하는 황혼의 정담은 귓가를 넘나들던 바람이 삼키고 있었다.
You needed me - Anne Murray
2005/06/13 by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