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길 위에서<2010>
아름다운 시월의 밤을 음악회와 함께.....
자 작 나 무
2010. 11. 1. 01:28
Seoul Philharmonic Orchestra Invitational Concert
2010년 10월 30일(토) 오후 8시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오늘 음악회의 지휘자 정명훈님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의
주연주를 맡은 스베틀린 루세브(Svetlin Roussev)의
모습이 담긴 공연 안내판 앞에선 지영이 모습.
지영이는 스베틀린 루세브의 연주 모습을 보고는 이웃나라 왕자님 같다는
표현을 했다. 커서 저런 멋진 남자랑 결혼하고 싶다는 칭찬까지.....

'뒤벼리'의 야경이 운치있게 그윽한 가을밤을 수놓고 있었다.
연주단원들이 타고 온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고, 아직 연주회 시작되기
한참 전이라 주차장이 비어 있다.
지영이가 '걸어서 세계속으로'란 TV 여행 프로에서 프랑스에서
정명훈씨가 오케스트라 지휘하는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라서
한국 사람인데 외국 악단 지휘도 하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라는 이야기와 함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이후 길거리에서 이 음악회 포스트를 보곤
아는 체를 하며 공연관람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복권이라도 사둔 것처럼 꿈에 부풀어 있었다.
티켓값보다 몇 배로 비싼 옷도 사 입었다. 제대로 기분을 내보고 싶었으므로.....
전통찻집에 앉아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이 모든 시간 동안에도 설레임과 기대에 부풀어 가슴이 떨렸다.
공연 중에는 카메라를 꺼낼 이유도 없었고, 너무나 환상적인 무대에 취해 도무지
사진을 찍고 싶지도 않았다.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아 내게 있는
감각이란 감각의 문을 온통 열고서 온몸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다.
우리가 앉은 자리는 S석이었다. 조금만 더 일찍 빈 좌석이 있을 때
공연소식을 알았더라면 망설임없이 R석을 예매했을 것이다. 앞 좌석이 한 줄
비어 있는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앉아서 불편하진 않았다.
간혹 기회가 생겨도 발췌곡 연주만 듣다 전곡을 한 무대에서 다 연주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는 드문 기회를 가진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내 영혼이 흩부서졌다 재생성되는 듯한 강렬한 회오리가 속에서 일어오고
알 수 없었던 음악을 만든 작곡가의 일생이 파노라마처럼 머리 속을 스쳐갔다.
그리곤 유연하고 아름다운 화음을 창조해낸 단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노고와 열정이
촘촘하게 한땀 한땀 기워진 명장의 옷을 선사받아 걸치고 천상에서 날개짓이라도
할 수 있을 듯 가뿐하게 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던
첫음이 연주된 순간부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활의 움직임이 시야에서
춤사위처럼 아른거리다 그 마지막 손놀림이 활을 멈추는 순간까지 내 목구멍은
끊임없이 솟구쳐오르는 뜨거운 환희를 삼키고 또 삼켜야만 했다.
내가 살아서 이 장면을 보고 있는 것이 맞는지, 꿈 속에서 현실인양 착각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들이 내 몸의 어떤 근육을 긴장시켰다 그대로
일순간 현이 터지듯 팽팽하게 당겨졌다 확확 터져나가는 느낌이었다.
'느리게, 끌 듯이 - 처음에는 아주 여유있게
힘차게 움직이며, 그러나 너무 빠르지 않게
끌지 않고 장엄하면서 차분하게
격렬히 움직이며'
1. Allegro molto appassiona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