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 통영 여객선 터미널 → 욕지도
생일 주간을 빙자해서 딸과 함께 떠나는 첫 여행, 욕지도
아침 기온 19도, 바람은 선선하고 하늘은 맑다. 객실에 들어가지 않고 바다를 볼 수 있는 2인용 의자에 앉아서 오랜만에 나서는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통영항에서 출항한 오전 9시 30분 배를 탔다. 주말에 욕지행 배표를 사기 위한 관광객 줄이 상당히 길었다. 통영시민 할인율 30% 정도.
다음엔 삼덕항에서 출항하는 배를 타야겠다. 돌아올 때 삼덕항으로 가는 배를 탔더니 통영시민 할인이 50%나 되고, 뱃삯뿐만 아니라 배를 타는 시간도 30분이나 절약된다.
연화도와 우도를 이은 보도교 아래를 지나서 욕지도로 향한다. 통영항에서 배를 타면 1시간 30분 걸리고, 삼덕항에서는 욕지도까지 1시간 걸린다.
이 동네 와서 짬뽕 먹을 생각을 한 내 잘못으로 대기가 너무 길어서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싸울 뻔했다.
대기하는 동안 동네 한 바퀴
아침 9시 반 배를 타고 11시에 도착했는데 아점으로 한 그릇 먹으려던 짬뽕집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서 2시가 다 되어서야 식사를 했다.
그냥 그 앞에 있던 고구마 막걸리 맛이나 볼 것을......
그냥 여기 처음 오는 딸에게 내가 먼저 맛본 짬뽕 한 그릇 섬에서 먹는 맛으로 먹자고 제안했다가 실패! 대기 시간 중간에 다른 것 먹는 게 어떠냐고 말했는데 귀찮아서 딸이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냥 앉아 있어서 괜찮은 줄 알았다.
냉동 해물에서 나는 비린내도 나고 대기해서 먹을 만큼 맛있는 음식이 결코 아니다. 이제 욕지도 짬뽕 체험은 다신 안 해.
끼니 해결하고 다음 목표인 모노레일 타러 산길을 올랐다. 혹시나 딸이 함께 나서 준 것이 마지못해서라면 일정을 빡빡하게 짜면 기분 상할까 봐 밥 먹고 모노레일 타는 것 외엔 계획하지 않았다.
욕지 모노레일 타려고 걸어서 올라가는 길은 걸음이 앞으로 나가는지 구분이 안 될 정도의 급경사다.
팍팍해지는 다리를 잠시 쉬게 하며 돌아본 풍경은 그간 쌓인 한숨을 순간 날려준다.
차를 가지고 가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에 급경사 산길을 타고 올라서 딸이 툴툴거렸지만, 오르며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워서 위로됐다.
누군가 내 뒤를 봐준다는 게 얼마나 안심이 되는 일인가. 가끔 여행지에서 사진 찍고 있는 내 뒷모습을 딸이 찍어서 보여줄 때 나는 그런 안도감을 느낀다. 딸의 존재에 감사하다. 함께 있어 줘서 감사하다.
통영시민 할인으로 왕복 구천 원에 산 모노레일 탑승권
천천히 올라가면서 보이는 풍경이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음식점 앞에서 꾸물거리며 시간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정상에서 좀 더 오래 머물렀을 텐데...... 디카 줌으로 당겨서 본 연화도는 욕지도에 비하면 아주 작은 섬이다. 연화도와 우도를 연결한 다리 두 개가 보인다. 연화도 용머리 자태도 아름답다.
6월에 수국 필 때 연화도에 갈까 하는데 욕지도에도 너무 더워지기 전에 한 번 더 다녀오고 싶다. 과연 6월에 그럴 시간과 의지가 생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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