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2330

하루살이 인생 2025-04-08돌아서면,너무 힘들어서 사진 없이는 기억나지 않는 일상  요즘 자주 듣는 노래집으로 향하는 장거리 운전 중에 아침 출근길에 종종..... 피곤해서 의식이 몽롱해지는 시각모든 걸 삼키는 피로의 파도타기 나는 하루살이 2025. 4. 8.
피로감 2025-04-05매일 몹시 피곤한 상태로 퇴근한다. 그래도 적당한 시간에 잠들지 못해서 수면유도제를 먹는다. 식물성 멜라토닌을 먹고 졸린 듯한데도 결국 잠들지 못하고 밤이 깊어지면 걱정돼서 뭔가를 더 먹고 억지로 잠을 청한다. 그래도 새벽에 깨는 날이 흔하다. 그런데 약을 두 가지 먹었을 땐 새벽에 깨야하는 데도 깨지 못하다가 아침에 모닝콜을 반복해서 끄고 그대로 잠드는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오늘은 아침부터 감정이 거칠게 올라왔다. 편안하게 늦잠을 자고 싶은데 그럴 수 없었다. 딸과 병원 가기로 한 약속 때문에 일찍 깨서 기다렸는데 딸이 말을 바꿔서 가지 않게 됐다. 휴일 아침에 더 잘 수 있는 기회는 그렇게 날아갔다. 쌓인 피로가 그렇게 녹아버리기를 바랐는데..... 멍하니 노트북에서 나는 소리만 .. 2025. 4. 5.
봄.봄. 2025-03-31눈 내리고 비바람 치는 3월 마지막주는 생전 처음이다. (3월 29일) 저녁 먹고 동네 마트 나갈 때까진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동안 원두를 사지 않아서 마시지 않던 커피를 마시고 버텨야할 것 같아서 엊그제 마트에서 원두 한 봉지를 샀다. 집에서 마시려고 했는데 출근 전에 한 잔씩 내려서 마시려고 몇 잔 분량만 갈아서 들고 왔다. 아침에 한 잔 내려서 마시려니 드리퍼가 없다. 거름종이를 철망에 걸쳐놓고 대충 한 잔 내리다보니 얌전하게 내려오는 척하다가 거름망이 홀랑 뒤집히면서 주방을 닦아야할 일이 생겼다. 내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다이소에서 드리퍼 하나를 샀다. 그냥 집에 들어오려니 괜히 아쉬워서 다이소 부근에 있는 대형 마트에 슬리퍼 바람에 그대로 어슬렁거리다가.. 2025. 3. 31.
우황청심원을 먹었다 2025-03-27어제 늦은 밤, 회식에서 돌아왔다. 밤이 깊었고, 몸은 이미 지쳐 있었다. 그 전날엔 야근을 했고, 어제는 마치 부유하는 듯한 기분으로 술잔을 기울였다. 자리마다 다른 목소리들이 흩어졌다. 말들이 부딪치고, 가라앉고, 사라졌다. 내 안에서도 말들이 떠올랐다가 내려앉았다.  오늘, 체력이 바닥이 났다. 몸이 무거웠고, 머리가 둔했다. 술기운이 다 빠지지 않은 탓인지, 감정이 덜 걸러진 채로 흘러나왔다. 말을 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것이 이미 입 밖으로 흘러나왔음을. 며칠 전부터 그런 기분이 들 때는 조용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잘하고 싶다는 조바심이 먼저였다. 그 욕심이 불필요한 말들을 만들어냈다.  아이들은 여전했다. 책을 가져오지 않은 채 엎드린 아이들, 속삭이다가 이내 큰 소.. 2025. 3. 27.
밀린 사진 3월 15일에 무친 꽈리고추를 조금 나눠서 들고 와서 3월 16일 저녁에 한 접시 먹었다. 내 입에는 단맛이 나는데 딸은 단 걸 덜 넣었다고 별로란다. 단짠을 원하는 딸 입맛대로 만들어야 할 모양이다.   3월 19일 마트에서 8,000원 대에 산 전복 여섯 마리를 손질해서 죽을 끓였다.쌀을 새로 사서 끓인 게 아니라 집에서 가져온 현미잡곡밥이 냉동실에 있어서 그걸 넣고 대충 끓였다. 전복 많이 들어가니 그래도 맛있네. 지난주에 하나로마트에서 사 간 꽃이 일주일 지났는데 시들시들해졌다. 3월 24일 꽃바구니를 받았다. 누가 보냈는지 몰라서 한참 갸우뚱했다.추리해 보니 내가 어느 곳에 있는지 알 것 같은 사람은 한 사람뿐이다. 알리지 않았지만 알아내면 알 수 있을 것 같은 사람 중에 내게 꽃을 줄 것 같은.. 2025. 3. 25.
3. 23 2025-03-23쉬지 않고 달려서 2시간 30분 만에 도착했다. 고작 30분 줄이겠다고 그 길을 줄곧 달렸더니 엔진에서 전해져 오는 열기가 어찌나 후끈한지 몇 번이나 창을 열었다 닫았다 해야 했다.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하겠다고 그렇게 달렸더니 수명이 3시간은 단축된 것 같은 기분이다. 오후에 한 잔 마신 진한 커피 기운에 가쁘게 펌프질하는 심장을 밀고 또 밀어서 한 번도 넘어본 적 없는 숫자까지 속도계가 올라가는 순간도 있었다. 몇 번 오간 그 길에서 오늘은 기어코 내 몸이 분해됐다가 이곳에서 다시 조립된 것처럼 느껴졌다. 아직 한 달도 채우지 못했는데 마지막 달에나 느껴야할 것 같은 증상이 훅훅 올라온다. 이렇게 살다가는 정말 명이 단축돼서 급 노화하지 싶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고, 미친 듯.. 2025. 3. 23.
3. 19 *전복 다듬고 전복 썰다가 손가락 마디 두어 곳에서 핏기가 보여서 살펴보니 어떻게 어느 순간 베인 것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칼금이 갔다. 너무 피곤해서 아픈 감각조차 뭉개고 어차피 시작한 일이니 끝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안경 벗고 그런 걸 손질하고, 칼질을 총총하다가 어떻게 내가 내 손가락을 썰 수 있냐고..... 이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더 조심하고 어지간하면 피곤할 땐 일을 벌이지 말아야겠다. 욕실에서 손을 씻어내고 급히 손가락을 총총 동여매면서 살짝 우울해졌다. 그래도 죽은 끓여냈고, 먹어보니 오랜만에 음식 같은 음식을 먹게 돼서 기운이 조금 나는 것 같았다. 극과 극의 감정을 큰 시간 차 없이 느낀다.  *갑자기 시원한 아이스크림 같은 게 당겨서 냉장고를 열고 사과 한 알을 꺼내서 깎.. 2025. 3. 19.
주절주절, 조잘조잘 2025-03-19*아침에 눈에 익은 학생이 복도에서 나를 붙들고 인사를 한다. 그리곤 전학 가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눈빛이 살짝 흔들린다. 아무리 잘 고치는 의사도 눈빛은 성형하지 못한다는 말을 하고는 눈빛이 참 좋다고 말했던 그 학생이다. 바빠서 어찌할 수 없는 순간이었지만, 그 학생이 아주 먼 곳으로 전학 가는 것은 내게도 아쉽고 섭섭한 일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멀리 이사가는 모양이다. 한 번만 보아도 확실히 기억에 남는 사람이 종종 있다.  *수업을 나누다가 어쩔 수 없이 맡게 되는 전공이 아닌 과목 수업에서 만난 학생이 내가 연 동아리에 들어왔다. 그런 귀찮은 탐구를 하라고 하면 하기 싫어서 폐강될 것으로 생각하고 열었는데 엉뚱한 결과다. 딱히 사회 문제를 탐구하는 데에 관심도 없어 보이는데 왜 .. 2025. 3. 19.
14시간 2025-03-12 이제 겨우 한 바퀴 돌았다. 지난주 화요일부터 시작된 새로운 일상이 엊그제 월요일 퇴근으로 한 바퀴 돌 때까진 그래도 견딜만했다. 새벽에 두어 번 깨서 목에 통증을 가라앉히느라고 한동안은 아프지 않아서 먹지 않던 스트렙실을 몇 개나 먹었다. 또 그렇게 하루가 별일 없이 지나갔다. 어제 이른 출근에 늦은 퇴근. 14시간만에 퇴근할 때까지 잠시 물 마시는 시간 외엔 쉬지 않고 머리를 돌리고 몸을 돌렸더니 밤엔 내 몸이 어쩔 줄을 몰라서 머릿속 스위치를 제대로 끄지도 못했다. 감기약 한 봉지 타서 먹고 잠들었다. 이렇게 하루에 쉬는 시간 없이 연이어 일하는 사람은 10 시간 남짓 자고 먹는 시간 외엔 자기 삶이 없는 삶을 살겠구나. 나야 어쩌다가 야근해야 해서 그렇다 쳐도. 두 시간은 근무.. 2025. 3. 12.
분리 2025-03-09지난 금요일 퇴근한 뒤에 곧장 짐을 좀 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 올랐다. 이틀 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칠까 봐 오늘은 생각보다 일찍 나섰다. 금요일에 통영 마트에서 사 가지고 간 반건조 조기 두 마리를 구워서 일요일 아점으로 딸과 한 끼 같이 먹었다. 목요일 오후에 택배로 도착한 이케아표 작은 탁자를 조립해서 책상 겸 밥상으로 쓰기로 했는데 의자가 없어서 집에서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한 개 챙겨 왔다. 노트북과 연결해서 듀얼 모니터로 쓸 작은 모니터도 하나 챙겼다. 짐을 싣고 주차장에서 딸을 한 번 안아보고 핸들을 잡았는데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졌다. 한 20분은 길에서 그렇게 운전대를 잡고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참으려고 해도 자꾸만 .. 2025. 3. 9.
밤에 먹는 라면 2025-03-05밤에 먹는 라면은 단연코 독에 가깝다. 일찍 자려고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서 뭔가 홀린 듯이 라면을 끓였다. 어제 데쳐서 소금과 참기름 넣고 무쳤던 브로콜리를 몇 개 집어먹다가 라면에 넣었다. 먹기는 해야겠다는 의무감에 달걀도 한 알 톡~ 아, 그런데 신라면이 이렇게 맛이 없었던가 싶다. 뭘 넣었거나 말았거나 이제 내 입에 신라면은 꽝이다. 밀가루 맛에 애매한 짠맛만 그득한 MSG의 향연을 까다로운 입으론 즐길 수 없다는 것도 새삼 확인했다. 오늘 일과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외빈을 모시고 하는 행사는 꽤 길고 성대했다. 살쪄서 겨우 잠긴 정장바지가 터질까 봐 여분 옷도 꼭 챙겨서 가라고 일러준 딸 덕분에 여벌 옷을 야무지게 챙겨서 이틀 연이어 차에 실어뒀다. 단추와 훅을 단단하게 바느질해.. 2025. 3. 5.
연결 2025-03-05 며칠째 인터넷이 안 돼서 골치가 아팠다. 어제 집주인이 해결해 주기로 했는데 기사가 방문하지 않아서 하루 지나갔다. 오늘 오후까지 사흘 정도 인터넷이 안 되는 공간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상당히 답답했다.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열어서 여러가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동영상 몇 개 보면 데이터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서 남은 데이터 용량이 걱정될 정도여서 얼른 와이파이를 쓰고 싶었다. 오늘 온 인터넷 회사 직원이 어디 꼬여서 묻혀 있던 선을 찾아내서 내 공유기에 꽂아줬다. 집주인은 이런 걸 몰랐던 모양이다. 얼마나 온라인 의존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지, 공기처럼 어디서나 타고 흐르는 인터넷 접속 방법이 차단된 곳에서는 숨통을 막아놓은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온라인 상태에서 꼭 해야할.. 2025. 3. 5.
잘 다녀왔는데 마음이 허전하고 쓸쓸하다.오늘 잘 견뎠는데…..혼자 원룸에서 사는 게 도대체 뭐라고 마음이 이렇게 허전할까. 인터넷도 안 되고… 그래서 휴대폰으로 깔짝깔짝 하다가 내일 아침 쏟아질 일을 감당하러 나가야지.딸이 없으니 세상이 텅빈 것 같다.어제 잠시 함께 있어준 게 참 고맙다.주말만 기다리게 될 것 같다.난 정말 외로운 걸 잘 못 견디는 체질인가 보다.2025-03-04 2025. 3. 4.
3.3 2025. 3. 3.
3.2 2025. 3. 3.
3. 1 2025. 3. 1.
2.28 2025. 3. 1.
어제, 오늘 2025-02-26전날부터 보고 싶다는 영화를 들먹여서 낮에 같이 보러 가기로 해놓고 딸이 아무 생각 없이 늦잠 자고는 그 영화는 안 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시무룩하게 방에 들어가서 나도 누워있는데 뒤늦게 일어나서 다른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한다.실컷 자고 일어나서 오후 늦게 세종에 있는 영화관에서 처음으로 영화를 봤다. 이전엔 대전 아웃렛에 있는 영화관에 갔는데 집에서 10분 거리에 영화관이 있고, 그다지 불편함 없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전엔 주말에 가면 학생들과 마주칠까 봐 불편할 것 같아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찾아다녔다. 딸이 어릴 때부터 거의 빠짐없이 보아온 마블 영화 시리즈를 봤다. 캡틴 아메리카. 그냥.... 그랬어도 딸과 함께 영화관에 가는 것만이라도 감지덕지한 때여서 재.. 2025.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