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길 위에서<2015>14 크리스마스를 남해에서 12월 25일 며칠 전부터 딸과 약속해놓은 남해 나들이를 다녀왔다. 거의 해마다 크리스마스 즈음에 꼭 다녀오던 남해 원예예술촌에 가서 사진 찍고 놀다 오니 하루가 다 갔다. 독일마을 광장에 있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밀맥주 한 잔을 주문해서 친구와 나눠 마셨다. 나도 한 잔 마시고 싶었지만 술 체질은 아니니 딸 데리고 왔을 땐 분위기 내고 마시는 시늉만.....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산뜻하다. 고양이 한 마리가 야외 테이블에 손님이 남기고 간 음식을 먹고 있다. 독일마을 전망대에 서니 잎이 다 져버린 물건 방조어부림이 내려다보인다. 시야가 깨끗하여 바다를 내려다보는 기분이 산뜻하기 그지없다. 입장권을 사서 원예예술촌으로 들어갔다. 동절기 할인요금 성인 4천 원, 중고생 3천 원. 날이 추우니 꽃.. 2015. 12. 25. 가을 선암사 나들이 이번 주 지나면 비 맞아 단풍 다 지겠다며 꼭 함께 주말에 단풍놀이를 가기로 딸이랑 일찍부터 약속을 했다. 아침엔 휴일이라고 여전히 늦잠을 자고 뭉기적거리는 딸을 이끌고 먼저 순천 송광사에 찾아갔다. 송광사는 산행하러 간 것이 아니라 그 아래 입구에 있는 음식점에서 꼬막정식을 먹겠다고 찾아간 것이다. 딸은 맛집 가는 재미로 나를 따라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며칠 전에는 분명 지리산도 좋고 송광사도 좋다고 했건만, 속셈은 송광사 아래 길상식당에서 꼬막 정식이나 더덕 정식을 먹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승주군에 도착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그래도 오랜만에 딸이랑 야외로 나와서 기분이 한껏 좋았다. 늦은 점심을 푸짐하게 먹고 산책은 선암사에서 하기로 했다. 좀 일찍 나섰더라면 두 곳 다 들러도 좋은데 비.. 2015. 11. 14. 달아공원 시야가 맑아서 멀리 섬들이 그림으로 그려놓은 듯 선명하게 보였다. 2015. 11. 12. 만지도에 다녀와서 이제 서른 즈음이 지난 지 한참이나 지났는데 김광석의 '서른 즈음'이란 노래가 머릿속을 맴도는 아침. 간단히 밖에 나갈 채비를 하고 간밤에 미리 만들어둔 계란말이를 맛있게 먹었다. 가방 하나 달랑 매고 또 길을 나선다. 가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 절기에 하늘이 내게 주는 따뜻한 포옹 같은 볕을 한껏 쬐고 와야겠다. 지난주보다 달아항에서 연대도행 11시 10분 배를 타는 손님이 적었다. 학섬을 거쳐 그 곁에 나란히 자리 잡은 두 개의 섬에 주민들을 내려준 뒤에 연대도에 도착했다. 학섬에도 한껏 단풍이 들었다. 바다색과 어울려 더 눈에 선명한 붉은빛이 곱다. 연대항에 내려서 곧장 만지도로 넘어가지 않고 출렁다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벤치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아직 오전이라 볕도 .. 2015. 11. 7. 연대도, 만지도 오전 11시 10분, 달아항에서 출항하는 연대도행 배를 탔다. 학림, 송도, 저도, 연대도, 만지도 등으로 하루에 4번 운항하고 시간은 약 20분가량 소요된다. 요금은 왕복 8천 원. 첫 운항은 7시 50분, 두 번째는 11시 10분, 오후에 세 번째는 섬주민에게만 매표한다. 4시 이후에 있는 마지막 배는 섬에서 숙박할 사람만 탈 수 있다. 나오는 배가 없으므로. 학림도를 지나다보니 소나무 위에 학들이 가지마다 조랑조랑 열매 열린 듯 앉아있는 것이 꼭 동화 속에 나올 법한 풍경이다. 첫 번째 기항지인 학림도 풍경 이 배가 출항한 달아항 부근에 저 멀리 언덕에 E.S 리조트와 수산과학관이 보인다. 아스라이 멀어져 가는 물길이 현실과 나를 갈라놓는 듯하다.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진다. 1층의 좁은 선실은 들어.. 2015. 10. 29. 독일마을 맥주축제 신나는 삼바리듬을 연주해줬던 라퍼커션 공연 10월 10일 남해 독일마을 맥주축제 토요일이라 이곳을 찾은 이들이 많아서 차 많이 밀리고 주차할 곳도 없었다. 그런데 곧 비가 쏟아져서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가서 비갠 후에 공연장 앞에 놓여진 테이블에 앉아 맥주 한 잔을 마셨다. 분위기가 좋아서 한 잔 더 마셨다. 그게 화근이 되어 다음날까지 몸이 좀 안좋았다. 역시 나는 맥주 한 잔 이상은 마시지 않는 게 좋겠다. 술을 마시고 흥이 나서 무대 앞에 비워둔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춤을 추며 놀기도 했다. 나는 술을 마시면 몸이 굳어져서 오히려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 맥주 두 잔에 몸이 너무 무거워져서 구경하고 숨만 겨우 쉬다 왔다. 외국인들이 유난히 많았다. 수용할 수 있는 인원도 적은 작은 마을에 마련된.. 2015. 10. 11. 박경리 기념관 이틀 연이어 비가 내린 뒤여서 오늘 맑은 가을날의 청량감은 여느 때의 곱절보다 더하게 진하게 느껴졌다. 오전에 딸을 데리고 연대도에 가려고 했는데 딸이 아무 데도 가지 않으려 해서 오후에 혼자 나섰다. 삼덕항에서 출발하는 연대도행 배를 타려고 삼덕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 아무래도 시간을 맞추지 못할 것 같아 산양면에 있는 박경리 기념관에 다녀왔다. 마침 10월 2일인 오늘 박경리선생님 동상 제막식을 했다. 멋모르고 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다. 늘 기념관만 둘러보고 갔는데 묘소까지 올라갔다 오기로 했다. 혼자 호젓하게 걷는 기분이 좋았다. 이 싯구절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잔잔해진 눈으로 뒤돌아 보는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박경리 詩 '산다는 것' 중에서 이 .. 2015. 10. 2. 통영 E.S 리조트에서..... 2015. 9. 21. 꽃무릇 2015년 9월 19일 함양 상림 해질녘에 도착해서 숲에 드는 햇빛이 너무 적어서 찍힌 사진들이 좀 아쉽다. 2015. 9. 20. 함양 상림, 해바라기밭에서 해바라기 밭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곧 해가 넘어갈 것 같은 시각에 사진 몇 장을 찍는데도 땀이 비 오듯 흘렀다. 드문드문 핀 코스모스와 어우러진 한여름 태양 같은 해바라기의 노란 빛깔이 더위도 잠시 잊게 했다. 파란 하늘과 함께 어우러진 해바라기 사진을 찍는데 걸림돌이 될 것 같았던 전선이 파란 하늘에 그려진 오선지 같다. 꽃대 하나씩 노란 빛깔 음률로 귓가에 날아들 것만 같다. 햇빛을 향한 강렬한 열망, 그대를 향한 그리움에 길가에 이토록 다리 아프게 서있는 것을 그대는 아는가. 다시 해가 뜰 때까지 나는 어디를 보고 서있어야 할까..... 2015. 8. 29. 아직 지지 않은 여름, 함양상림의 연꽃 2015년 8월 29일 함양 상림에 가본 지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아 오랜만에 찾아갔더니 다 졌을 거라 생각했던 연꽃이 조금 아쉽지만 완전히 다 지진 않았다. 상림 산책을 하다 볕이 누그러지기 전에 연밭에서 사진을 찍어서 그간 많이 태우지 않았던 피부가 순식간에 벌겋게 익다시피 할 만큼 탔다. 연꽃 덕분에 광합성 제대로 했다. 때론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더러운 물에서도 아름답게 피는 연꽃처럼 맑고 향기롭게..... 수련 2015. 8. 29. 봄꽃이 만발한 아침고요수목원 2015년 5월 4일 아침고요 수목원 나무가 많은 곳에 가면 없던 기운도 나는 것 같다. 화사한 색상의 꽃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색이 너무 고운 꽃밭에서 종일 놀다 와서 시들었던 마음이 스르르 펴지는 것 같았다. 나오는 길에 수목원 앞 가게에서 식물 씨앗 몇 가지를 사 왔다. 딸이 심어서 물 주고 잡초 뽑아주며 관리를 잘하고 있다. 한련화, 설악초, 미모사는 싹을 틔웠는데 내가 기대하던 헬리오트로프만 한 알도 발아하지 않아서 섭섭하다. 발아율 80% 라고 하더니만..... 2015. 7. 29. 꽃피는 봄이 오면<2> 아침고요수목원 2015년 5월 4일 아침고요 수목원 난 몸이 피곤하고 기운이 없을 때, 나무가 많은 곳에 가서 산책을 하거나 쉬다 오면 한결 가벼워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어지간해선 산이나 계곡엔 잘 따라가지 않으려는 딸이 어쩐 일인지 어릴 때 한 번 가본 아침고요 수목원을 몇 번이나 들먹이며 봄방학 하면 가자고 먼저 말을 꺼냈다. 5월 3일은 일요일이라 붐빌 것이고, 다음날인 5일은 어린이날이라서 붐빌 것이니 5월 4일에 가면 그나마 괜찮을 것 같아서 4일에 수목원에 갔다. 마침 봄방학 하는 곳이 더러 있어서 나들이 온 이들이 많긴했지만, 그전에 언젠가 어린이날 갔을 때랑 비교하면 대체로 구경하기에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나는 꽃과 나무가 우거진 길이 좋고, 딸은 나무와 꽃 못지 않게 밖에서 즐기는 간식도 너무나 좋아.. 2015. 7. 27. 꽃피는 봄이 오면<1>아침고요수목원 2015년 5월 4일 경기도 가평 아침고요 수목원 걷기 싫어하는 딸이 봄이 오면 너무 가고 싶다던 아침고요 수목원. 5월 봄방학 기간 동안 시간 내서 제법 먼 길 다녀왔다. 너무 좋아서 꽃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2015. 7.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