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없이 제주 여행 간 첫날
2021년 7월 22일
2020년 여름에 혼자 제주 여행 갔을 때 묵었던 숙소에 다시 찾아갔다.
혼자였던 기억을 덮을 새 여행
코로나 19가 창궐한 때 제주도 가면 위험하다고 그렇게 안 가겠다는 딸을 겨우 꼬셔서 데리고 나왔다. 숙소 앞에 보이는 제주 바다를 보며 기분이 조금 달라지는 모양이다.
2층에서 바깥이 보이는 카페 같은 느낌이 드는 고깃집에 자리를 잡았다.
칼집 넣은 삼겹살, 한치회, 톳 김밥. 배고파서 눈에 보이는 대로 집어와서 된장찌개에 밥까지 먹었다.
애월 어느 고깃집 갔다가 숙소까지 걸었다. 첫날 더운데 꽤 먼길을 걸었다. 코로나를 핑계로 일절 밖에 나가지 않는 딸이 워낙 움직이지 않아서 근육이 녹아내릴 지경이었다.
애월 바닷가 길 따라 걷는 게 좋아서 혼자 장난스럽게 춤추듯 신나게 걷는 모습을 딸이 뒤에서 찍어서 보여준다. 딸과 함께 하는 여행은 나에겐 최고의 비타민
풍경 사진 찍는 데 빠져있는 나를 간혹 딸이 말없이 뒤에서 사진으로 남겨준다. 내가 볼 수 없는 나의 뒷모습은 이렇게 사진으로 만난다.
자리를 옮겨가며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 구름, 바다를 본다.
천천히 걸으며 풍경 속에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기는 것이 여행이 주는 선물이다.
다리 아파 죽겠다는 푸념을 달래 가며 끝까지 걸어왔다. 디카 들고 오는 것을 깜박해서 내내 아이폰 8로 찍은 사진에 아쉬움을 느껴야 했다. 눈으로 본 것과 느낌이 꽤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