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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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행하는 과업이 아니라, 우주라는 거대한 궤도 속에서 에너지가 흘러가는 현상 그 자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역사나 우주가 거창한 의미를 지니고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거시적 질서라는 것도 결국 수없이 많은 개별 생체시계들의 물리적 반응과 궤도의 합일일 뿐이다.
인생이 힘들고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본래 텅 빈 진공 상태로 고요하게 존재해야 할 의식이 세속의 파동과 부딪히며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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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계절을 겪고 나면 겨울 뒤에 다시 봄이 온다고 믿지만, 한 해의 농사가 완전히 끝나고 모든 불이 꺼진 겨울의 끝에 서면 더 이상 다음 밭을 갈고 싶지 않은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나는 삶을 무언가 대단한 목적을 이루거나 끊임없이 행복을 채워야 하는 과제처럼 여기지 않는다.
이 생에서 내가 겪어야 할 파동과 궤도를 성실하게 다 지나왔다면, 다음 생이라는 연장선이나 또 다른 삶의 굴레를 굳이 질질 끌고 가고 싶지 않다. 이번 한 번의 생으로 충분히 경험하고 충분히 고요해졌으니, 그것으로 마침표를 찍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순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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