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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5>

새해 첫날

by 자 작 나 무 2025. 1. 1.

2025-01-01

 

딸이 좋아하는 삼겹살을 듬뿍 넣고 진하게 김치찌개를 끓였다. 냉장고가 좁아서 넣지 못하고 베란다에 뒀던 콩나물 한 봉지 양이 너무 많아서 큰 냄비에 삶아서 콩나물국과 콩나물 무침까지 한 양푼 만들었다. 저녁엔 무나물 좀 볶아냈더니 딸이 먹을 게 갑자기 많아서 뭘 먼저 먹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좋아한다.

 

엊그제 통영에서 돌아올 때 나현이네에서 가져온 생미역도 소금 좀 넣고 바락바락 주물러 빨아서 초장에 찍어서 바다맛으로 먹었다. 새해 첫날은 새로 만든 음식을 두 끼 차려놓고 딸과 마주 앉아서 밥을 먹었다. 하루에 한 번 정도 겨우 밥 먹을 때 얼굴 볼까 말까 한 딸과 오늘은 두 끼를 함께 먹었으니 시작이 좋다.

 

어제는 한해 마지막 날이라고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라고 또 가고 싶다던 대청호 명상정원에 가서 해 넘어가는 것을 보고 왔다. 

 

해뜨기 전에 깼지만, 딸이 추운데 해돋이 보러는 나가지 않겠다고 해서 아침 뉴스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여전히 신경 쓰이는 일이 많아서 뉴스를 듣는 시간이 늘었다. 

 

사필귀정이라는 말대로 잘못된 일이 언젠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면, 잘못된 일을 바로잡지 않고 끝내 버티기 위해서 어디까지 할 것인지는 어쩌면 예측가능한 일이었다. 이상한 것을 보면 분개하고 끝날 것이 아니라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조금 더 긴 시선으로 지켜볼 줄도 알아야겠다. 그저 피하고 싶은 일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돌리기만 했다.

 

집안에서 몇 가지 음식 만들고 치운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피곤한 하루를 보낸 것 같다. 오랜만에 집안에서만 보내고도 꽉 찬 하루라고 느낄 만큼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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