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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5>/<2025>

꿈보다 해몽

by 자 작 나 무 2025. 5. 10.

2025-05-10

불교 부분 수업을 시작했다. 뭐든 할 때마다 어렵다. 그래서 매번 다시 공부한다. 주중에 주문한 책이 방금 도착했다. 이전에 내가 하던 수업과 다르게 구성하고 자료 준비를 할 요량으로 참고할 책을 샀다. 배송비 아까워서 곁들여서 읽을 책 한 권도 같이 주문했다.

 

이 책을 돈 주고 사야 했을까 싶을 만큼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빈약한 구성에 작가 이름 하나 얹어서 비싸게 느껴지는 책을 샀다. 급히 장바구니에 넣을 책을 고른 바람에 책을 사고도 이런 생각을 한다. 이왕에 돈을 쓸 때 더 의미 있고, 만족감 있는 것에 돈을 쓰고 싶은 내 욕망과 어긋난 부분이다. 지적 허영심 때문인 거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읽지 않았으니 알 수 없었겠지만, 서평도 읽어보지 않고 작가 이름만 보고 무슨 내용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책을 샀더니 이런 푸념도 한다.

 

읽고 나서 다른 생각이 든다면 내 선입견이 틀렸다고 고쳐 쓰겠다.

 

 

*

매주 먼 길을 오가는 인생을 살게 돼서 일주일이 특정한 패턴을 한 줄 넘기는 것처럼 지나간다. 올해 초엔 그 동네에 얻은 원룸에 들어가는 비용이며, 매주 오가며 쓰는 기름값, 통행료 등을 계산하니 월급으로는 적자다. 그래서 작은 일이 하나 생기면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것도 서럽고 고생스럽게 느껴져서 펑펑 울기도 했다.

 

하늘에서 누군가 보고 있다가 내 우는 꼬락서니가 안 됐는지 부족한 비용을 보전해 주려고 도와주는 것 같았다. 첫 달엔 어떤 분이 감사하게도 내게 홈페이지 관리하는 일을 주셔서 재택근무로 생활비 부족한 부분을 충당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일을 겸하려니 뭔가 쫓기는 것 같아서 버거웠다. 한 달하고 그 일을 내놓고, 그냥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시기라고 여기고 견디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지난달에 그간 한 번도 받지 못한 밀린 용돈을 한꺼번에 받아서 1년 월세와 부수적인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그걸 하늘이 주신 생일 선물인 걸로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그런 게 있을 리 만무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큰 선물 같은 돈을 받았으니 여러모로 감사한 일이다. 

 

사는 대로 살아보라고 나를 응원해 주는구나. 

 

*

축 늘어져서 일어나기 싫던 몸을 굴리려고 감정을 한 자락 꺼내서 확대 재생산해서 에너지화한다. 감정의 기류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작업까지 하는 걸 좋은 표현으로 승화라고 한다. 덕분에 발동 걸려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감정 일기도 쓰고, AI 돌려서 감정해우소를 채울 글도 만들었다. '감정해우소' 카테고리는 허구를 만드는 연습장. 같은 카테고리에 넣어두면 언젠가 진짜 내 감정이나 내가 쓴 것과 헛갈릴 수 있으니 분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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