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 토요일 경상남도 산림환경연구원 - 진주시 이반성면 수목원로 386 산림 박물과, 열대 식물원, 야생 동물원, 화목원, 금원산 생태수목원까지 한 곳에 모여 있어 다양한 볼거리와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곳. http://tree.gndo.kr/00main/index.jsp
전날까지는 아침 일찍 해인사 대장경 축전에 참가하기로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해보니 그곳에 다녀오고 나면 저녁에 유등축제를 보기엔 너무 힘들지 않을까 해서 급히 나들이 장소를 바꾸었다. 그래서 도시락 준비를 못해서 분식점에서 산 김밥으로 점심을 먹어야했다. 아침 먹은지 얼마 지나지 않았어도 김밥 두 줄 든 도시락 통을 거뜬히 비운 내 딸은 정말 위대해.
수목원에 도착하자 마자 점심 도시락을 먹고 좀 쉬자니까 친구와 베드민턴을 친다.
아이 사진을 찍어주며 올려다 본 하늘 색이 너무 곱다.
저 메타쉐퀘이아가 호위하고 선 길을 따라가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야생동물원으로 길이 이어진다.
야생동물원 쪽으로 가기 전에 입구와 가까운 수생식물 관찰데크에서 잉어 먹이를 줬다.
집에서 물고기 밥으로 줄 과자도 따로 준비해왔다.
돔 모양으로 생긴 아열대 식물원에 들어갔더니 황금색 대나무가 먼저 시선을 끌었다.
화사한 빛이 유리 너머로 비쳐드는 저 아담하고 오밀조밀한 화단에 아열대 식물들로 들어찬 곳이 따뜻하니 좋다.
열대지방에서 주로 서식하는 수생식물들이 있는 작은 못에 철갑상어들이 있다.
저 사이로 철갑상어들이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광경이 아이들에게 마냥 신기한 모양이다.
"어? 여우꼬리같이 생겼네." 식물 이름을 살펴보니 '여우꼬리풀'이다.
귤과 식물들이 자라는 곳에 열린 커다란 열매가 탐스럽고 신기해서 만져보았다.
아열대 식물원을 나오니 향이 좋은 은목서 꽃이 나무에 그득 피어 그 향기가 절로 걸음을 멈추게 한다. 작년에 여기서 사진 찍었다고 비교차원에서 한 장 찍어왔다.
또 다른 연못에 수련이 그득하고 그 아래는 저런 알록달록한 잉어들이 산다.
사람 소리를 듣고 어디선가 커다란 잉어들이 모여들었다. 가방에 남겨두었던 옥수수 과자를 꺼내어 잘게 부숴 던져주며 입을 벌려 정확하게 집어 먹는 모습들을 보며 아이들이 즐거워했다.
색이 너무나 고와서 한참을 보고 있어도 좋았다.
가을이라 그런지 수목원엔 꽃보다 열매가 많다.
이름은 알 수 없지만 보라빛이 너무 고운 작은 열매
야생 동물원 앞 광장에 분수도 있고 동화 속 장면들을 본따서 만든 토피어리들이 있다. 세바스찬(인어공주 만화에 등장하는 가재)의 입 안에 아이들이 차례로 손가락을 넣어본다. 그게 재밌는 모양이다.
호두까기 인형의 한 장면
미운 오리 새끼도 제법 멋있게 잘 만들어놨다.
작년엔 이곳에서 볼 수 없었던 미어캣(Meerkat)이 있었다. 다른 녀석들은 열심히 땅을 파고 노는데 유독 한 녀석이 저 나무 둥치 위에 올라앉아 목을 세우고 우리들을 향해 열심히 포즈를 취해준다.
아이들이 연예인 미어캣이란다. 약간의 시간 차를 두고 방향을 요리조리 돌려서 자세를 취해주는 저 녀석의 쇼맨십이 고마워서 뭔가 주고 싶었지만 동물성 먹이는 아무 것도 들고 오지 않아서 사진만 찍고 왔다.
지영이가 계속 친구와 사진은 찍으면서 나와는 한장도 같이 찍을 생각을 하지 않길래 붙들고 서서 한 장 같이 찍어달라고 해야 했다.
토끼들이 사람 소리를 듣고 바깥으로 몰려나왔다. 귀엽기는 하지만 정말 냄새가 지독하다.
준비해 간 사과를 조각 내어 원숭이에게 주니까 두 개까진 받아서 먹고 그 다음은 그냥 버린다. 관람객들의 손에 받아먹는 과자맛에 길들여져서 아무래도 과자를 원하는 모양이다.
당나귀들이 콧김을 너무 세게 내뿜는다며 조심스럽게 당나귀를 만져본다.
사과를 조각 내어 종이컵에 담아서 한 조각씩 먹여주는 재미를 즐기고 있는 내 딸과 아이 친구.
담장 위에 과자를 올려놓으면 묘기부리듯 콕콕 쪼아서 잘 먹는 타조. 직접 먹이를 주면 쪼일 염려가 있으니 가까이 가면 곤란해진다.
새끼를 밴 염소는 순한 '마라' 우리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타조와 당나귀들과 같이 살고 있었는데 새끼를 가져서 순한 동물들 사이에 둔 모양이다.
사과를 마라는 먹어도 염소는 먹지 않더니, 관광객들을 향해 머리를 들고 선다.
임신해서 별식이 먹고 싶은 것인가? 가방에서 우리 간식으로 들고온 과자를 하나 꺼내서 먹여주니 얌전하게 잘 받아먹는다.
사과 조각에 입을 대던 다른 염소인지 산양인지 임산부 염소가 과자를 든 아이를 찾아 앞으로 다가왔다. 냄새를 맡은 모양이다.
얘도 하나 먹여줘야겠다며 또 과자를 꺼내서 준다.
과자가 맛있나? 관람객들이 아무 것이나 주니까 입맛이 이상해진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사슴들이 사는 곳에 갔다. 저 사슴은 꿈쩍도 않고 목만 들고 앉아서 명상하듯 눈만 꿈벅이고 있다.
'내가 니들 하는 것 다 보고 있어.' 항상 볼 때마다 저 사슴은 카리스마 넘치는 근엄한 자세로 앉아있다.
'나는 너희들이 주는 것 안 먹어. 풀만 먹을거야.'
흰 사슴 중에 어린 사슴들은 관람객들 손에 뭔가 하나 받아먹으려고 바깥 쪽에 모여든다. 사과를 또 저며내어 컵에 담아 계속 나눠줬다.
하나 더 먹어보겠다고 아이의 손을 바라보고 있는 저 사슴들의 눈망울.....
이 큰 사슴은 그늘막에 앉아 눈을 감고 오수를 즐기고 있다. '너희들이 밖에서 떠들던지 말든지 나는 내 할 일을 해야겠어.'
어린 사슴들은 사람이 주는 먹이를 즐겨 받아먹는다. 초식동물들에게 아무 것이나 막 주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꼭 이런 동물 형상을 보면 올라타서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한다. 코끼리는 너무 등이 높아서 올라가지 못했고, 코뿔소는 어떻게 올라타서 포즈를 취한다.
다른 아이들도 올라와서 사진 찍고 싶어서 기다리는데 내 딸은 아주 드러누워서 장난까지 친다. 기분이 아주 좋은 모양이다.
길을 곧장 걸어서 지나는 게 아니라 저렇게 좌우로 왔다 갔다 뛰어다니면서 이동을 한다.
다음 주나 그 다음 주쯤에 오면 저 길에 선 나무들이 울긋불긋 물들어 있을 것이다.
가까이서 보면 꼭 딸기처럼 생긴 열매가 달린 저 나무 이름이 '산딸나무'(Kousa -층층나무과) 약재로 쓰이는 '꾸지뽕나무'(Cudrania tricuspidata -뽕나무과)와 비슷하게 생겼다. 꾸지뽕은 가지에 바로붙어서 자라고 산딸은 다시 잔가지를 치고 나와 아래로 자란다. 약효가 좋은 열매라고 해서 다음에 가면 좀 따먹어볼까 했는데 꾸지뽕과는 다른 열매란다.
전망대 부근에 앉아 간식을 먹다가 풀섶에서 아주 작은 개구리를 발견했다.
청개구리 왕자? 누가 입맞출래? 동화 속에 등장하는 개구리처럼 왕자로 둔갑하는 장면을 볼 기회를 그냥 던져버린다.
풀섶에서 폴짝 폴짝 잘 뛰어다니던 개구리를 들고 와서 아이들이 못에다 넣어줬다. 개구리가 찾아가려던 곳은 과연 어디였을까? 더 먼 곳에다 잘못 데려다준 것은 아닐까?
나만 뒤에 남기고 둘이서 앞서 신나게 간다. 친구를 데려오면 지영이가 신나서 투정을 덜하니 좋기는 하지만 나는 그냥 뒷전으로 밀리고 만다.
전망대에서 폭포 쪽으로 내려와서 난대 식물원에 들어갔다.
키 크고 잎도 아주 큰 통탈목 사이로 하늘을 본다.
계단을 내려가면 양치식물류들과 함께 작은 오솔길처럼 만들어진 정원이 있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난장이 셋은 어디로 갔을까?
잎이 유난히 긴 소나무를 신기한지 아이들이 만져본다.
능소화 넝쿨을 잡고 정글에서 원숭이가 줄타듯 자기도 이걸 타보고 싶다며 사진을 찍어달란다.
카메라가 잡은 이 색은 실제 색과는 조금 다르다. 청색에 더 가까운 작은 열매.
삼나무 군락엔 새들이 많다. 해질녘이 되니 새들이 포로롱거리는 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길을 가면서 얌전히 걷는 법이 없다. 저 경사진 길을 오르락 내리락~
몇 시간 째 다리가 아프도록 걸어도 아직 걸어보지 못한 많은 길들이 있다. 다음에는 저 길도 마저 다 걷고 올 수 있을지.....
길고 곧게 뻗은 저 메타쉐퀘이아 길이 참 좋다.
저 평상 위에 누워 잠시 쉬었다.
다양한 종류의 무궁화들이 있는 무궁화 동산
한국형 정원으로 꾸며진 곳
수로에 물이 말라 있다. 어디선가 나타난 고양이 한 마리.
우리 가까이 다가와서 몸을 비볐다. 아이들은 그 틈에 고양이도 만져보고....
저 독 안엔 무엇이 들어 있는지 열어보고 싶었지만 너무 오래 걸어서 지친데다 해지기 전에 유등축제를 하는 곳까지 이동해야 해서 사진만 한 장 남기고 왔다. 어쩐지 내게 안정감이 느껴지는 풍경이다.
빠알갛게 익은 열매들이 꽃보다 예쁘다.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또 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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