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5일
오스트리아에서의 일정을 마감하고 스위스로 넘어가던 날. 인스브루크를 마지막으로 다소 짧았던 오스트리아에서의 일정이 끝났다. 인스브루크에서 다음 숙소인 스위스 루체른까지는 꽤 먼 거리여서 오전에 느지막이 짐을 꾸린 우리가 더 할 수 있는 게 그다지 없었다. 프랑스, 독일을 거쳐 오스트리아를 여행하던 즈음엔 슬슬 체력이 떨어지면서 어떻든 편하게 다닐 궁리를 하게 되었다. 한낮에 더울 땐 나가서 걷는 걸 결사반대하던 딸의 영향도 만만치 않았다.
오스트리아에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코스는 스와로브스키 본사가 마침 인스브루크에 있다길래 그곳에 들러서 전시관인 크리스털 월드에 가보기로 했다.
멀리서 이 광경을 보자마자 줌으로 당겨서 우선 한 장 찍었다. 여행 전에 이 사진을 보고 호기심이 당겨서 한 번쯤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던 곳인데 결국 가보게 되었다. 차 안에서 덥다고 내리지 않겠다고 버티던 딸도 벌떡 일어나서 따라나섰다.
한글로 된 안내서도 있다. 입장권을 끊으면 시간이 표시된다. 전광판에 표시된 시간대로 입장할 수 있다.
입장 시간 전에 시간이 좀 남길래 크리스털 월드의 상징물인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먼저 찍었다.
역광에 눈부신데 기념사진 망칠까 봐 입꼬리를 최대한 올리고 웃느라 얼굴에 경련 올 듯했던.....
어쩐지 텔레토비 동산 분위기가 난다. ^^
전시관은 입장권 끊고 한 번 둘러볼만하다. 출구에 이렇게 쇼핑몰이 있으니 결국 하나쯤은 사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핀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전시관을 돌고 나면 쇼핑몰을 거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나도 입장권에 붙은 할인권을 이용해서 팔찌를 저렴하게 하나 구입했다. 카페테리아에 앉아서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여기서 산 팔찌는 사흘도 안돼서 고무줄이 나가서 우리나라에 와서 A/S를 받았다. 스위스로 넘어간 뒤 팔찌가 망가져서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에 와서 뒤늦게 수선을 맡겼다. 잊고 있었는데 찾아서 걸치고 다녀야겠다. 2~3만 원 남짓 하는 할인 상품이었는데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이 맘에 들었고, 팔에 낄 때 고무밴드가 안에 있어서 굉장히 편하게 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엔 그런 제품을 수입하지 않아서 비슷한 걸 찾을 수가 없었다. 그냥 버릴 수는 없어서 원형과는 다르게 변형되게 수선비를 내고 수리를 받았다.
구경 다 하고 나니 기분도 한결 좋아지고 아쉬움이 남는지 딸이 사진을 마구 찍어달란다.
입구에서 바닥에 퍼질러 앉아 아빠에게 생떼를 쓰며 눈길을 끌던 한 소년. 어느 나라나 꼭 이런 고집부리는 아이들이 있다. 내 딸도 땅바닥에 퍼질러 앉지 않을 뿐이지 더운데 걷자거나, 적절한 타이밍에 아이스크림을 사주지 않으면 분위기가 싸아해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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