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 바닷가에 부는 바람에 몸이 꽁꽁 얼 것 같은데 찍어온 맛집이 마침 수요일이라고 문을 닫아서 다시 제주로 돌아왔다. 오후 늦게 제주엔 싸락눈이 비처럼 바람에 날렸다.
그 날씨에 한라수목원에 가기엔 너무 춥고 늦은 시각이어서 제주 민속자연사 박물관으로 향했다. 마침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의 날이라고 입장료도 공짜였다.
가끔 꿈에서 보기만 했던 산갈치. 요즘은 그런 꿈을 꾸지 않는데 한때 간혹 용꿈처럼 산갈치 꿈을 꾸곤 했다.
딸은 이런 것이 실제하는 어종이냐며 마냥 신기해했다. 산갈치를 보고 신이난 딸이 아주 재밌어하며 이것 저것 구경하고 이야기 하며 퇴장 시간 전까지 따뜻한 실내에서 시간을 즐겼다.
나도 어릴 때 더러하던 실뜨기, 공기놀이, 팽이치기, 자치기, 새총까지 추억의 장난감들이 너무 반가웠다.
2004년 제주에서 발견되어 박제로 제작된 13m 크기의 브라이드 고래의 골격이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다음 목적지는 동문시장 민속자연사 박물관에서 도보로 10~15분 이내에 갈 수 있는 곳이어서 추워서 바들바들 떨면서도 동문시장을 향해 열심히 걸었다.
통영에 오는 관광객들이 중앙시장 구경할 때 참 의아하다 생각했는데 역시 동네마다 시장구경은 나름 재밌다.
해물탕을 먹으려고 찍었던 맛집 탐방에 실패한 우리는 이동시간에 쫓겨 박물관 가기 전에 동네 중국집에서 급하게 한 그릇 먹은 게 전부여서 먹자골목부터 들어갔다.
낱개로 포장된 오메기떡을 하나씩 사먹고, 골목골목 구경을 한 다음
한 바퀴 돌고오니 겨우 빈자리가 난 와글와글 사람들도 가득한 분식집에 들어갔다.
딸이 또 순대먹고 싶다길래 순대 1인분이랑 김밥 1인분을 시켰다. 간식으로 이미 오메기떡도 먹었지만 이 정도 간식쯤이야.....배 불러도 먹을 수 있다. 기대없이 사람들 많아서 앉은 자리라 그냥 간단하게 먹고 나오는 걸로 만족해야 할 집이다. 김밥 한 줄 1500원, 순대 3500원 많은 관광객들이 사람들을 보고 줄지어 들어온다. 사실 맛은 그냥저냥.....그렇다. 그래도 시장 먹자골목 도는 재미로~
배불리 먹은 뒤라 횟감을 보고 살까 말까 망설이다 그냥 지나쳤다. 회를 먹기엔 이미 반복된 군것질로 너무 배가 불렀다.
후식으로 초코크런치가 먹고 싶다길래 남들 사는 대로 우리도 6박스 샀다. 근데 집에 돌아와서 먹다보니 더 사올 걸 싶다. 쌀크런치가 은근히 밥 먹고 하나씩 까먹으면 금세 몇 개씩 먹을 정도로 바삭바삭한 맛에 괜찮다. 다음엔 초코크런치를 더 사와야겠다.
절로 침이 꼴깍 넘어가는 은갈치들.....
날이 춥춥하니 감초식당에서 먹었던 순대국 생각이 나는데 딸은 한 번 맛본 곳에 두 번은 가지 않겠다길래 어쩔 수 없이 곧장 숙소로 돌아갔다. 배고프면 호텔 근처에 있는 맛집을 찾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귀차니즘의 발동으로 결국 저녁은 군것질로 마무리되었다.
우리의 겨울제주 여행 다섯 번째 밤이 그렇게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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