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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길 위에서<2010>

오랜만에 올라본 노고단

by 자 작 나 무 2010. 7. 11.

 

 7월 10일 지리산 노고단가는 길

 

한때 시멘트로 무자비하게 발라놨던 길 다시 갈아 엎어서 반은 흙길로 복원해 놓았다. 5년 전에 올라보고 그 사이 언젠가 성삼재까지 왔다가 저 길 갈아엎는 공사중이라 조금 걷다 말았던 길이다.

처음 그 시멘트길 구두 신고 올랐던가? 그래도 산에 오르는 기분 안나게 흙길 시멘트로 덮어놔서 참으로 무식하게 느껴져서 섭섭했던 길.

 

돈 들여서 발랐다가 돈 들여서 뜯어내는 수고로움을 누구를 위해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애초에 그런 공사를 할 때는 좀 더 멀리 보고 하면 좋겠다. 뜯었다 발랐다 하느라 세금을 너무 많이 허비한다.

 

 장난기 돋혀서 카메라 앞에서 한번 해보는 우비소녀

 

 너는 누구냐? 나 자벌레 아닐까?

 

 산 아래는 더운데 노고단 대피소쯤 올라오니 슬슬 시원하다 못해 춥다는 지영이 목에 손수건까지 둘렀다. 추워서~~~~

 

 

 전에도 여기까지 왔다가 노고단 정상엔 올라가지 못했다. 아직도 출입금지. 입산하면 벌금 50만원.

 

 

 전에 사진 찍었던 자리에서 비슷하게 한 컷~ 옛날 사진이랑 비교해보니 너무 많이 삭았다.

 딸이 저만큼 자랐으니 그럴만도 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야~! 그래도 좀 서글프잖아!! 

 

 

 

 

 

 5년 전에도 못 올라가보고 저 문 앞에서 서성이가 돌아갔건만 이번에도 저 길을 밟아보지 못했다.

지영이는 제 용돈 모아둔 것 통장에 10만원 있으니 다 보탠다고 벌금 50만원 내고 들어갔다 오자고 우겼다. 간 크고 엉뚱한 건 누굴 닮은 것이여? 글쎄...... 대책없는 어미 닮았겠지.

 

 

 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불었던지 모자가 휙 날아가고 구름인지 안개인지 앞을 훅훅 지나갔다.

 

 기상 상태가 한순간 아찔해지니 그 많던 사람들이 일순간 사라져버렸다.

 

 

 

 헬스기계처럼 생긴 곳에 앉아 열심히 페달밟으면 전기가 들어오고 휴대폰 충전이 가능하단다.

단...충전기를 꽂을 수 있는 장치는 따로 있어야 가능할 듯. 실컷 산길 걷고도 신기해서 다리 아프다면서 저 기계를 한동안 열심히 밟은 지영이.

 

 

그대 이름이 산목련이었던가? 참 산뜻하니 고운 것이 너무 예뻐서 사진으로 찍어왔다. 적당히 봉오리진 것이 예뻤는데 꽃술을 다 보기 위해 활짝 핀 것을 찍었다. 애 데리고 다니면 교육적인 면을 고려해서 사진도 골고루 찍어야 한다.(자나깨나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천상 아줌마)

 

 

 

전에도 그러하였듯이 이번에도 겹겹이 내려다 보이는 산자락들을 보며 날개가 있다면 저 사이로 살포시 내려앉고 싶었다. 바람처럼 골 사이 사이 다 훑고 지나며 나뭇잎이며 가지마다 스쳐지나보고 싶었다. 눈을 감고 잠시 바람을 속에 머금고 날아본다. 신선이라도 된 양.......
 
지리산.....! 볼 때마다 내 가슴 거세게 뛰게 하는 마력을 지닌 산이다. 첫눈에 반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막히고 대단한 것인지 첫눈에 반했던 지리산. 첫눈에 반해서 잊지 못하는 사랑처럼 이렇게 설레는 감정이 오래토록 지속되는 걸 보면, 금세 식상해다며 싫증내기 잘하는 내게도 알 수 없는 면이 있다. 내겐 첫사랑과 같았던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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