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빚어낸 색은 어쩜 이리도 아름다울까. 9일, 10일 이틀 연이어 순천만 국가공원에서 놀았다. 자연관찰장에서 본 홍학 동영상 먼저 올리고 나머지 사진과 영상은 혼자 있을 때 정리해야겠다.
모양과 색깔이 조금씩 다른 네 종류의 홍학이 이곳에 있다.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어서, 보기 드문 홍학을 구경하는 내 호기심도 충족하게 해 줬다.
9월 9일은 하늘이 맑았다.
9월 10일은 날이 흐렸다. 어제는 서문으로 들어가서 이쪽부터 봤고, 오늘은 동문으로 들어가서 동문 방향에서 볼 수 있는 정원을 구경하고 여기까지 와서 한참 홍학을 봤다. 우리가 언제 다시 이곳에 함께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딸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한 번 같이 오고 이번이 10여 년이 훌쩍 지난 뒤에 처음 온 것이니 강산이 몇 번 변한다는 10년 만에야 함께 왔다. 옛날엔 없던 것이 많이 생겼고, 나무도 훌쩍 자라서 풍경이 많이 변했다.
홍학은 한쪽 다리를 올리고 한 다리로 서서 목을 오그려서 몸통에 머리를 올려놓고 저렇게 잔다. 한쪽 다리로 서 있는 홍학은 잠든 거다.
동영상 찍을 때, 내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내 음성과 비슷한 목소리는 딸내미 목소리. 세월이 지나고 보니 딸 어릴 때 목소리가 담긴 동영상 하나가 더 마음이 가더라. 그래서 동영상 찍으면서 찍지 말라는 딸내미 모습 슬쩍 나오게 카메라 돌리며 찍기도 했다.
내일 딸이 기숙사로 가고 나면 추석 연휴에 처음 함께 떠난 여행의 흔적과 우리가 함께 본 것을 정리해야겠다. 어제, 오늘 잘 따라다녀줘서 고마웠다. 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내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아끼고 함께하겠다고 또 다짐한다. 나는 여태 딸을 대할 때 그런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려고 늘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함께 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어도 딸이 원하는 것은 최대한 들어주고 도와주면서 남은 내 인생도 할 수 있는 만큼 사랑을 주는 대상으로 딸의 인생을 지켜보는 자리에 있겠다.
사진이 이상하게 나온다고 같이 셀카를 찍지는 않겠다고 해서 몰래 한 장 찍었다. 그 외엔 딸을 모델로 수없이 사진 찍어주는 사진사 노동을 했다. 그게 뭔지는 요즘 애들 찍어본 사람만 안다. ㅎㅎㅎ
예전에 추석에 달 보러 나가서 기념사진 한 장씩 남기던 나름의 2인 가족 전통(?)은 고등학교 시절로 끝났다. 이젠 이번 추석처럼 앞으론 멀지 않은 곳에 짧은 여행을 다니는 정도로 명절 연휴를 보내는 것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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