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

가끔은 그러고 싶었다.
어린아이가 신나서 양팔을 휘저으며 걷듯이,
나도 오두방정 좀 떨어보고 싶었다.
말끝마다 콧소리 섞인 웃음도 흘리고 싶었고,
이런 내가 귀엽지 않냐며 눈을 찡긋해보고도 싶었다.

그런데 그는
항상 무게 중심이 단단히 박힌 사람 같았다.
등에 돌덩이 하나씩은 매달고 살아가는 듯한 걸음.
말끝은 무겁고, 눈빛은 멀었다.
어쩌다 웃는 얼굴도, 뭔가를 잃은 사람처럼 보여서
그 앞에선 나조차 괜히 근엄해졌다.
샌님처럼 말하고, 샌님처럼 웃게 되었다.

나는 그저 다정하게 걷고 싶었을 뿐인데
그와 함께 걷는 길은 언제나 무겁고 가팔랐다.
식사 자리 하나를 두고도
늘 목을 죄는 넥타이처럼 갑갑하고,
낯선 어른들과의 회식 자리처럼 격식만 남았다.

그건 연애가 아니었다.
그건 서로를 마주 보며 웃는 사이가 아니었다.
나는 그저, 내 말에 깔깔 웃어주는 사람,
수저 놓는 소리마저도 가볍게 들리는 식탁,
그런 것들을 원했을 뿐인데.

 

가끔은 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건, 꼭 손을 잡는 일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손을 잡고도 마음을 놓지 않으니까.
말을 해도 감정은 건너가지 않고,
같은 자리에 앉아 있어도 우리는 전혀 다른 계절을 살고 있었다.

그는 늘 차가운 잔을 들고 있었고,
나는 그 옆에서 따뜻한 국을 불며 마음을 녹이려 했다.

다정하게 내 이름 한 번 불러준 적이 없었고,

따뜻하게 내 손 한 번 잡아준 적 없었다.

몇 달 동안 묵묵하게 밥만 먹었다.

그런 그를 미워할 수는 없었다.
다만, 조금 지쳤다.

나는 자꾸만 내 감정을 부끄러워하게 되었고,

나는 한 번쯤,
무의미한 말들로 가득 찬 대화를 하고 싶었다.
이유 없이 웃고,
의미 없는 얘기를 나누고,
길가의 노란 꽃을 보며
“이름 몰라도 괜찮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연애는,
늘 뭔가를 해석하고 해명해야 하는 공부가 아니길 바랐다.
지치고 지겨운 회식 자리처럼
무겁게 걸친 옷을 입고 앉아 있어야 하는 시간이 아니길 바랐다.

가벼운 마음으로 마주 앉아
국물 한 숟가락 떠먹으며
“따뜻하다”는 말만 나눠도
그걸로 충분하다고 느끼는 그런 연애.
나는 그걸 원했다.
지금도, 여전히.

 

* AI로 재구성한 글, 이 카테고리의 글은 내 삶의 언어가 아님. 내 감정의 일부를 재해석하여 구성한 글임을 밝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