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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5~2029>/<2026>

토요일

by 자 작 나 무 2026. 4. 18.

2026-4-18

아점 먹고 출발해서 모임이 있었던 용인의 찻집에 갔다가 저녁을 먹고 돌아왔다. 일주일 동안 쌓인 피로에 다른 일정을 주말에 한 가지씩 소화하고 나면 그 어떤 일도 더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래도 자리에 누우니 이른 저녁 시간에 어쩐지 허전하다.

 

냉동실에 남아있던 오징어 한 마리를 떠올렸다. 그리 즐기는 것은 아니어도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시면 괜찮을 것 같아서 딸에게 한마디 건넸더니 동네 생맥주집에 가자는 거다.

집을 나서서 큰길 하나 건너니까 이런 곳도 있다. 

나름 분위기 맞춘다고 둘이서 뭔가 한 잔씩 더 마시고 집에 돌아와서는 딸이 토했다. 안주가 과했다.

 

삶에 큰 시련은 없으나 시원하게 뚫리지 않는 구간에서 딸이 좀 답답해할까 싶어서 나선 걸음이었다. 맥주 한 잔 이상은 내겐 무리다. 그 이상 마신 것부터 이미 술기운에 마신 거니까 앞으론 그 이상은 넘지 않도록 해야겠다. 사람들과 어울리려면 술을 마셔야 한다고 누가 말하던데, 나는 술을 마시면 몸도 더 힘들고 말하기도 어려워져서 썩 좋아하진 않는다.

 

아주 가끔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약간의 수다와 함께 펼쳐지는 와인 모임에서 저녁 먹고 와인 몇 모금 마시는 정도가 가장 적당한 것 같다. 다음 달 모임은 내 형편엔 과한 자리에서 열려서 나가지 않기로 했다.

 

몇 번 나가던 동네 싱글 모임에서도 탈퇴하고 나니 같이 밥 먹을 사람도 같이 커피 마실 사람도 없다. 하지만, 굳이 단체로 모여서 뭔가 하는 자리에 나가야만 그럴 수 있다는 것도 썩 유쾌하진 않다. 그런 자리가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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