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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오스트리아 <2013>

할슈타트 <2>

by 자 작 나 무 2015. 7. 8.
할슈타트 <1>

지난 여행의 행로가 일정이 정리된 메모를 확인하지 않으면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딴짓하고 노느라 여행 사진 묵혀둔 것이 아직 많은 양이 남아있다.


독일에서 오스트리아로 이동하던 첫날 우리의 여정은 이동 거리를 고려하여 잘츠부르크에 도착하여 1박하고 다음날 잘츠부르크 시내를 짧게 둘러보고 잘츠카머구트로 이동했다. 잘츠카머구트란 동네는 할슈타트에 가기 위해 숙박지로 정했던 곳이다. 그런데 정말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할슈타트보다는 잘츠카머구트라고 기억하고 있는 장크트 볼프강 마을이 훨씬 더 인상적이고 하루 이틀 머무르다 오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곳이었다.


할슈타트의 풍경도 아기자기하고 멋스러웠다. 크게 감흥을 받지 못한 것은 여행 전에 사진을 많이 봐서 너무나 익숙해 보여서인지 하룻밤 묵어가는 여유를 가지지 못해서였는지도 모른다.


이 사진은 표정이 맘에 들지 않는지 얼굴을 가려서 올려달란다. ^^


마을 구경을 하고 할슈타트를 오가는 여객선이 보이는 호수를 배경으로 딸을 세워서 사진을 찍었다.
그날 낮엔 몹시 더웠고 오래 걷기엔 기력이 빠졌던 시간대였다.
 
어릴 때 살던 집 앞에 대문을 열면 바로 바다가 보이고 이렇게 호수 같은 바다 위로 수많은 배들이 오가는 풍경을 늘 보며 자라서인지 이런 풍경에 유난히 정감을 느낀다.


온통 시멘트로 발라놓은 선착장이 아니라 나무로 지어진 낡은 선착장이 내겐 인상적이었다.


딸은 피곤한데도 기분이 좋다. 카메라를 피하지 않는 것이 그 증거~ 자꾸만 사진을 찍어달란다.


금세 다른 배가 들어온다. 호수쪽에서 바라다보이는 마을을 구경하려면 배를 타고 바라보는 것이 좋겠다.


물새조차도 다른 곳에서 노닐던 새보다 더 여유로워 보이는 날이다.


소금 광산만 보고 그냥 갔으면 보지 못했을 아기자기한 풍경이 골목골목 이어졌다.


가볍게 스쳐 지나가면서도 나중을 생각해서 한 장씩 찍어둔 이런 사진을 보면서 어쩌면 타인에겐 별 의미 없는 사진일지라도 내겐 그 순간의 기억을 더 향기롭게 머금어볼 수 있는 여유를 주는 나만의 여행방식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본대로 내 기억을 돕고 내 여행을 더 아름답고 행복했던 추억으로 되새김질하게 해주는 향기가 사진에 남아있다.




할슈타트를 여행한 이들이라면 10중에 8은 찍어서 남겨오는 구도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담쟁이 넝쿨로 뒤덮인 이 집의 담이 내 어린 시절 자라던 집의 담장을 연상하게 했다. 여름이면 온 담을 뒤덮을 만큼 그득했던 담쟁이 넝쿨과 그 너머로 드리우던 붉은 장미 넝쿨까지 그 모습만은 단연코 기억 속에서 아름답다.
 
딸기향이 나던 장미를 조심스럽게 가위로 잘라서 한 아름 신문지에 싸서 학교에 들고 가던 날의 가벼웠던 발걸음까지도 떠오르게 한다.



이곳에서 마을을 바라다보니 딸이 드디어 익숙함에서 느끼는 편안함과 더불어 마구 사진을 찍어서 남겨야겠다는 욕심이 드는 모양이다.




마침 같은 풍경을 찍는 관광객들과 나란히 서서 딸이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해 질 녘 풍경이라 더 안온하다.

 
 
 
피곤해서 눈이 그대로 감길 것 같은데 눈뜨고 기념촬영을 했다. 눈이 안 떠져.....


 
이 사진은 독일 마트에서 둘이서 만 원짜리 시계 하나씩 산 것 잘 보이게 찍느라고 팔을 저러고 찍었다. 2년 이상 탈 없이 시계가 잘 가는 걸 보면 싸게 만들어도 물건을 영 허접스럽게 만들진 않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마트에서 파는 고장 잘나는 중국산 시계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 개는 목줄이 아니라 몸통에 줄을 맬 수 있는 띠를 매고 있다. 목줄보다는 훨씬 자유로워 보인다. 내 카메라를 향한 저 노련한 눈빛과 자세, 멋지다~



 


 
이 독특한 벽장식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건 어종이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