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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5>

식탁 변신 마감

by 자 작 나 무 2025. 1. 12.

2025-01-12

칠하고 말리는 과정이 필요해서 꽤 오래 걸린 식탁 변신 작업은 이제 마무리했다. 어제 밤늦게 바니쉬 작업을 하면서 흰색이라고 씐 바니쉬를 발랐다. '투명'이 아니고 '흰색'이어서 조금 신경 쓰였지만, 식탁 하부장은 흰색이니 무리 없을 것이고, 혹시 마르면 투명해지는 그 흰색이 아니라면 어차피 너무 쨍하게 연초록 바니쉬를 발라서 색감이 과하다는 느낌을 누르기에 적당할 것 같았다.

 

아침에 눈 떠보니 흰색 바니쉬가 발린 상판은 얼룩덜룩한 흰색으로 변했다. 거기에 연두색 바니쉬를 한 번 더 발라줬다.

흰색 결이 조금씩 올라와 보이는 수채화 느낌의 색으로 완성됐다. 완전히 쨍한 연둣빛은 부담스러웠는데 색감이 한 톤 아래로 가라앉아서 적당히 밝고 화사하면서도 너무 튀지 않는 느낌으로 정리됐다.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했다기보단 본능적으로 너무 쨍한 연둣빛을 정리할 계산까지 내 머리는 해버린 모양이다. 거기에 흰색 바니쉬로 톤을 바꾸고 다시 연둣빛 바니쉬를 바르면 옛날에 이 식탁을 처음 사서 나뭇결이 보이게 아주 흐리게 칠했던 그 느낌을 살릴 수도 있다는 계산.

 

 

꺼내서 말하거나 정리하지 않아도 원하는 방향으로 색을 만들기 위해 자동 계산하는 컴퓨터처럼 집에 있는 재료를 가지고 결과를 만드는 작업을 내 머리가 했다는 걸 나도 조금 늦은 걸음으로 알게 된다. 딸에겐 실수인듯 어눌하게 말하고 너무 오래 집에서 작업하는 것에 불만을 토로하지 않게 해 버리는 거다.

 

결과를 만들어내기 까지 중간 단계에서 나도 모르게 하는 실수 같은 뭔가를 실수로 치부하지 말아야겠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조급함을 누르기 위해 이러저러한 과정을 계산해서 펼쳐 보이지 않고 내 안에 있는 어떤 계산하는 머리가 하룻밤 자고 일어나서 충전한 상태에서 이 정도는 가뿐하게 할 것으로 계산했다.

 

가만히 고여있을 때 외에 뭔가 할 때 내가 나를 관찰하며 따라간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짧은 머리로는 이해하기 곤란한 과정을 거칠 때도 있다. 나중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사진으로 표현된 것보다 실제 색감과 질감이 훨씬 좋다. 마지막으로 바른 바니쉬가 마른 다음에 사포질을 한 번 더 하고 나면 조금 느낌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더 자연스럽게 보일 거다.

 

나무로 만든 가구에 페인트칠하는 게 이렇게 재밌을 수가.....!

 

 

* 색깔 변화 과정

1차 페인트 결과

 

2차 바니쉬 결과

 

최종, 연두색 바니쉬 위에, 흰색 바니쉬 한 번 도포, 그 위에 연두색 바니쉬 작업으로 톤 다운

 

 

*

다음 과제는 거실에 있는 잡다한 짐을 대거 치우고 소파 놓을 자리를 마련하는 거다. 덩치 큰 짐이 꽤 있어서 조금 걱정은 되지만, 거실에 소파가 있어야 딸이 밖에 나와서 쉬기도 할테니 얼굴 보기가 좀 편해질 거다. 거실에 예쁘고 편안한 소파를 들이고 TV나 큰 모니터를 놓아서 딸과 거실에서 큰 모니터로 영화를 같이 볼 수 있게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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