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3
자기소개서를 몇 번이나 고쳐 썼다. 지원서를 오늘만 3곳에 보냈다. 1년 지속할 수 있는 일이 몹시 드물다. 조금 떨어진 권역으로 출퇴근을 한다면 매일 2시간씩 차를 타야 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 일이어서 생각이 많아졌다. 어차피 조금 떨어진 다른 지역에서 일해야 한다면, 그래서 방을 따로 얻어야 한다면 익숙한 경남으로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아주 조용한 시골 학교를 하나 골라서 지원했다.
나머지 두 곳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내가 가기 꺼리는 곳이고 6개월이면 일이 끝난다. 다음 6개월이 보장되지 않는 일에 선뜻 손을 대기가 어렵다. 이번에 한 번 그런 선택을 하고 쉬어보니 이걸 반복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 일을 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쉬면 당장 생계에 많은 부담이 생긴다.
딸은 경력이 없어서 오라는 데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여전히 결국 경제활동은 주로 내 몫이 되는 거다. 고향에 있는 학교에 지원할까도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오가는 길이 너무 멀다. 어차피 거기도 방은 얻어야 할 것이고, 집에 종종 돌아오기 위해 운전을 3시간 이상 하는 건 견디기 힘든 거리가 되겠다.
지리산 자락 어디쯤 있는 시골에 가서 1년은 일만 하다가 돌아와서 한 해 더 나이 먹은 나와 어느 날 마주하게 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일 또 공고를 찾아보고 비슷한 여건으로 타 지역으로 가서 일할 곳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객지 1년 살이를 또..... 어떻게 견딜지 모르겠지만, 오늘 절박한 심정이 되니까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직은 더 많은 것을 견뎌야 할 때라고 생각하게 됐다.
딸은 여기서 뭘 해먹고 살거나 내버려 두고 나는 남쪽으로 다시 떠나는 거지. 이건 오늘 해 본 상상 1화. 먹고 사는 게 해결돼야 뭘 해도 하는 거지. 다른 좋은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