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6/14 13:59
물은 하늘과 산빛을 안고 있다. 늘 제 가슴은 텅 빈 듯 먼 발치 우두커니 선 산빛을 보듬고 날마다 마주하고 있어도 만날 수 없는 하늘을 품고 있었다. 바다와 다른 물빛을 아이와 함께 하며 오랜 시간 동안 발길을 두지 않았던 내륙의 물길들을 쫓아다녔다. 언젠가 내 여정 속에 있었던 길들을 되짚으며 오래 묵은 그리움들이 켜켜이 먼지를 털고 일어오는 광경을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천 의림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 마련된 빈 자리는 저렇게 휘어져 있어야 어울릴 것 같다. 잔잔한 수면 위로 끝없이 부딪히는 바람과 물결의 어울림에 한나절을 앉아 있어도 지루할 것 같지 않았다. 어릴적 집 앞 바닷가에 앉아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던 엄마를 기다리며 바라보던 호수같던 바다처럼 내륙의 물들은 모두 말없이 잔잔해보였다.
* 그때 저곳에 다녀온 것은 사연이 있는 여행이었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 믿었다. 많은 것이 희미해졌지만 감정의 오류가 남긴 흔적은 희미하게 남아 간혹 욱신거리기도 한다. 잊어야만 한다고 스스로 강요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알기에 누구도 마음 깊이 담지 않으려 애쓴다. 모든 것은 추억이 되어 남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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