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13일
배를 타고 여행을 하다 보면 배 뒤로 육지에서 멀어지는 아득한 느낌과 한동안 지나온 길을 저렇게 돌아볼 수 있게 하는 흰 포말을 보며 육지에서의 아쉬웠던 기억들을 삼킬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섬으로 떠날 때는 땅에서 있었던 일들을 멀어지는 물길 속으로 던져도 좋다. 큰 섬으로 가는 길목엔 자그마한 섬들이 때로는 이름도 없이 자리하고 있다. 흡사 해삼 토막같은 섬들.
동행했던 네 미녀들의 뒷 모습. 꼬맹이 지영이를 빼고 늘씬한 세 아가씨는 욕지의 '삼여'에 얽힌 전설에 등장하는 용왕의 세 딸을 연상하게 한다. 어쩜 저리도 늘씬하고 다들 이쁜지...... (카키님 버전- 나보다 젊고 이쁜 것들은 다 바다에 확 밀어버려~?) 용케 안밀고 사진만 찍었다.
개미목에서 찍은 사진인데 저 멀리 언덕진 곳을 깎아 만든 도로변에 '새천년기념공원'이 있다.
새천년기념공원(해맞이 장소)에서 바라본 거북바위와 개미목. 뒷편 섬과 이어진 잘록한 부분이 개미목
새천년기념공원에서(섬 언덕을 깍아 만든 곳이라 그다지 넓지 않다.)
그 공원에 유치환님의 '바닷가에 서서'라는 시비가 있었다. 시비에 새겨진 사진은 '삼여'라는 곳으로 욕지의 대표적인 비경 중 하나. 삼여에 얽힌 전설도 있는데 일행들이 너무 더운 날씨를 못 견뎌해서 거기에 내려서 사진을 찍어오지 못했다. 용왕의 세 딸이 있었는데 마을에 900년 묵은 이무기가 변한 젊은 총각을 서로 사모하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용왕은 노하여 세 딸을 돌로 변하게 했다. 힘이 장사인 총각은 자기 여인들 돌로 변하게 한 용왕이 미워 산을 밀어내어 두 개의 섬으로 바다를 막아 버렸다. 훗날 세 여인이란 뜻으로 삼여라 이름 지어졌다. 특히, 삼여 주변에는 지금도 뱀이 많이 살고 있다. 욕지는 하나의 큰 섬이 주축이지만 서른 여덟개의 올망졸망한 섬들과 어우러져 모두 서른 아홉개의 보석같은 섬을 일컬어 욕지도라 한다.
큰 나무도 그늘도 없이 섬마을 도서관 앞 배롱나무 그늘에 앉아 도시락으로 사온 충무김밥을 점심으로 먹었다. 너무 더운 나머지 멀리서 여행온 일행들이 지쳐서 도서관 에어컨 바람으로 더위를 이기느라 세 시간쯤 도서관 안에 죽치고 있었다.
흰 작살 해수욕장. 꼭 30분 바닷가에 있었는데 지영이는 피부가 새까맣게 그을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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