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나니 해 그림자가 벌써 길어지기 시작했다. 밥 먹고 힘내서 씩씩하게 앞장서서 걷는 지영이. 점심 먹으며 동동주 두 사발씩 마셨더니 헤롱헤롱... 토요일 저녁까지 일하고 일요일 이른 아침 늦잠도 못자고 나와서 돌아다녔으니 그럴 수 밖에.... 화장실을 찾을 수가 없어서 뒷곁에서 몰래 지영이는 뭐할까요? 망봐준다는 엄마는 치사하게 이런 걸 찍고 있었네... ^^; 어제는 한 여름처럼 더웠다. 청학동에서 저 차림으로 돌아다니기 뭣해서 옷을 걸쳐입고 있었긴 하지만 반나절은 저러고 돌아다녀서 등이랑 팔뚝이 제법 타서 까무잡잡해졌다. 뒷뜰에서 몰래 쉬하는거 찍힌 줄도 모르는 지영이가 찍어준 사진. 저가 찍어서 예쁘게 잘 나왔다고 올리란다. 둥치가 패이고 말라도 뿌리에 숨만 붙어 있으면 저렇게 푸른 잎을 올리고 살아가는 것이 생명이다. 뿌리만 살아 있다면 언제든 봄이 오면 움을 틔울 질긴 생명.... 패이고 휘둘려진 인생이라고 금세 맥을 놓으면 인생이 끝날 것 같아도 어딘가에 희망은 있을 것이다. 새 잎 돋아 어딘가에 그늘을 드리운 잎이 무성하진 않아도 꼭 같이 비에 젖고 바람에 흔들리며 살아가리라.... 천제당 앞 평상에서 한참 설명을 듣고 보니 청학동의 맥을 이어가려면 방문객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정신만으로 명을 이어나갈 수 없는 세상사 도인촌이라고 다를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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