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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5~2029>/<2026>

웃음으로 남겨둔 시간

by 자 작 나 무 2026. 1. 3.

2026-01-03

 

오늘 저녁, 우연히 2005년 3월에 찍힌 딸의 사진을 보았다.
금방 커버리면 입히지 못할까 봐 한 사이즈 큰 옷을 사 입혔던 모양이다. 젖살이 빠져 몸은 가늘었는데 얼굴만 동그마니 컸던 다섯 살. 놀이동산에 데려갔더니 수줍은 듯 배실배실 웃다가, 어느 순간엔 마음을 놓아버린 사람처럼 활짝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사진 속에는 그 시절의 어려움이 읽히지 않아, 그것이 고마웠다. 웃고 찍은 순간만 남는다는 사실이, 그때는 이상하게 큰 위안이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늘 웃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 믿음의 결실을, 스무 해가 지난 오늘에도 웃음꽃이 핀 사진으로 다시 본다. 그런데 이제는 보이지 않는 것까지 함께 읽어버린다. 그 뒤에 이어졌을 시간들, 지켜내느라 애썼던 마음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다시 돌아갈 수 없을 줄 알면서도, 너무 귀해서, 너무 예뻐서 자꾸 다시 보려고 남겨두었던 그 순간이 아름다워서 울었다.

딸 방으로 달려갔다. 졸려서 잠과 깨어 있음 사이에 걸린 딸을 끌어안고, 왜 이렇게 빨리 커버렸느냐고 울었다. 그때 그렇게 귀엽고 천진하게 웃어줘서 고맙고, 그 모습이 지금도 이렇게 선명해서 행복한데,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고, 엉엉 울었다.
기쁨이 오래 남아 이렇게 늦게 우는 날도 있다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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