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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5~2029>/<2026>

나도 솔로

by 자 작 나 무 2026. 1. 2.

2026-01-02

‘나는 솔로’라는 프로그램을 거의 빠짐없이 본다.
그 안에서 종종 나의 이성 취향을 간접 체험하고, 뜻밖의 순간에 나를 객관화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말이 세지면 마음이 먼저 물러난다. 거북하고 불편하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화면을 보며 조용히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물어볼 수가 없다. 그만큼 오래, 가깝게 지낸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몇 달은 교류해야, 일상의 결이 쌓여야 가능한 질문일 텐데. 석 달 열흘 넘게 알고 지낸 사람과의 시간은 늘 밥과 커피에서 멈췄다. 선을 넘지 못했다기보다, 선이 어디인지 끝내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객관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묻지 못했다. 앞으로 그런 기회가 다시 올까, 문득 생각해 본다.

누가 보면 내가 지나치게 단단해서,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그 관계를 어떻게 이어갈지 직설적으로 묻기도 했고, 백 일이 지난 뒤에 만났을 때는 내가 먼저 손을 잡아보려 했다. 아주 조심스럽게였다. 그런데 그는 내 손을 털어냈다. 바퀴벌레를 떼어내듯, 본능적으로. 나는 그 순간에 놀랐다. 오해도, 이해도 할 수 없었다. 다만 그 장면만 또렷하게 남았다.

사람 사이에는 설명할 수 없는 틈이 있다.
그 틈을 넘지 못한 채, 나는 여전히 나를 잘 모른다.
다만 한 가지는 안다.
말이 세지 않기를, 마음이 먼저 밀어내지 않기를.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었어?”
라고 물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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