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흐르는 섬 <2025~2029>/<2026>

2. 1

by 자 작 나 무 2026. 2. 1.

2026-02-01

한 달 꼬박 비어있던 원룸에 공기를 바꾸고, 온기를 들이는 동안 동네 마트에 가서 간단하게 장을 봤다. 사흘 정도 머물 예정이지만 그래도 뭔가 먹어야지.

 

고구마 찌는 솥에 달걀도 같이 쪄서 한 알 꺼내서 달걀을 까는 동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돌아갈 곳이 없고, 혼자 이렇게 덩그러니 살아야 한다면 지금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가볍게 한 끼 먹을 음식을 장만하고 있을까. 외롭다는 감정부터 불러들여서 뭘 하거나 어깨에 힘이 빠지진 않을까.

 

똑같은 상황인데도 어떤 생각을 희망으로 품고 있느냐에 따라서 이렇게 다르다. 

 

내가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은 거기에 함께 할 가족이 있다는 의미다. 내겐 딸이 유일한 가족이다. 태어나면서 생겼던 가족은 이미 오래전에 인연이 다하여 뿔뿔이 흩어졌다. 살아있어도 서로 마음과 물리적 거리가 같이 멀면 가까운 이웃이나 친구보다 못하다. 나 역시 바라는 바가 없고, 해 줄 것도 없으니 정말 인연이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뒤늦게나마 오해가 풀려서 만나게 된 남동생네 가족과 이번 설에는 나름 가족 모임도 하게 되려니. 세상에 여태 엮어져서 관계를 맺은 혈족이 나뿐인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조금 덜었다. 

 

어언 30년..... 지독하게 외롭게 살았다. 

 

호젓한 시간,

시끄럽게 돌아가는 보일러 소리만 그득한 호젓한 공간.

 

혼자 있으니 정말 편안하다.

딸도 내가 집에 없어서 편할 거다. ㅎㅎㅎ

 

 

*

시 읽어주는 남자

이름이 없다.

나는 그의 이름을 묻지 않았다.

이름 없이 건너온 목소리와

시의 호흡만으로

그는 충분히 그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이름이 없는 것이

조금 불편해졌다.

이젠 이름도 궁금하다

 

 

*

언젠가......

어떻게 그를 만나서 지나간 이야기를 건넬 수 있을까......

그래야 할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그러지 않는 게 옳은 선택이라 믿는다.

 

 

*

3시간 고속 운전이 이렇게 힘든 일이었구나. 

너무 힘들어서 눈이 절로 감겨.

1년 버티느라 고생 많았다.

 

 

 

 

'흐르는 섬 <2025~2029> > <2026>' 카테고리의 다른 글

2. 3  (0) 2026.02.03
눈 내리는 월요일.....  (0) 2026.02.02
이사한지 이제 2년 지났다  (0) 2026.01.31
감정의 물가에 앉아  (0) 2026.01.29
짝사랑 전문 시리즈 4  (0) 2026.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