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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5~2029>/<2026>

눈 내리는 월요일.....

by 자 작 나 무 2026. 2. 2.

2026-02-02

 

이른 출근길이었다. 회의 때문에 평소보다 30 분쯤 더 일찍 집을 나섰다. 간밤에 쉴 새 없이 울리던 안전문자들이 괜히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눈이 정말 쌓이면 어쩌나 싶어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였다.

 

통영에는 읽힐 듯 말 듯한 옅은 미소처럼 아주 가느다란 눈발이 잠시 날리다 말았다. 패딩을 대학 진학한 도시에서 스무 살에 처음 입어봤을 만큼 이 동네의 겨울은 늘 이렇다. 전쟁이 나도 모르고 지나갈 지중해의 작은 섬마을처럼 이곳은 대체로 평화롭고 조용하다. 볕 드는 날이 흐린 날보다 많은 곳이다.

 

어젯밤에 건너온 그의 목소리에는 미세한 굴곡이 있었다. 읽어준 문장을 따라가다 나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앉았다. 오늘 근무 중에는 듣지 못했던 그의 아침 목소리도 같은 문장으로 시작했다. 이제야 낭독되는 문장 너머의 것들이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한다. 내 감정을 덧대지 않고 담담하게 바라보니 운동장 한가운데 서서 흘러가는 구름을 올려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몸과 마음이 조금은 아픈 사람의 목소리다. 내 귀에는 그렇게 들린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듣기만 한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이런 방식의 만남은 흔하지 않다. 시를 빌려 말하는 것인지, 그저 좋아서 들려주고 싶은 문장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누군가의 감정이 문장이 되고, 그 문장을 또 누군가가 읽어 내게 건너오는구나, 그 정도에서 멈춘다. 더 들어가면 나도 감정을 따라 움직이게 될 것 같아서 한 발짝 물러선다. 눈은 오지 않았고, 월요일은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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