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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5~2029>/<2026>

2. 3

by 자 작 나 무 2026. 2. 3.

2026-02-03

 

아파도 조퇴도 못하는 이런 날도 있다.
의사 선생님이 내 꼴을 보고 너무 걱정 돼서
이렇게 아픈 데도 회사에 가야 하느냐고 물으셨다.

그러게….
오늘 고열에 시달리고
목이 부어서 그대로 목이 폭발할 것처럼 아파도
내 일을 남에게 넘길 수 없어서
통증에 시달리고 고통을 억지로 견디며 일해야 했다.

내일 일어나서 출근할 수 있게
살려달라고 부탁드렸다.

간밤에 시작된 통증이 급기야…..
입에서 ‘아, 죽겠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
그렇게 몰린 업무에 쫓기다가,
가을 학기, 내 수업에 몰입하며 감탄사를 연발하던
소년이 빽빽하게 쓴 편지를 전해받았다.

읽으며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거리만 멀지 않으면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만이 아니라, 제발 여기서 일하게 해달라고
애원이라도 하고 싶을 만큼 감사한 내용이었다.

오늘은 이렇게 아픈 걸 견뎌야 하니까
내일쯤 괜찮아지면 나도 답장을 써야겠다.

진심은 통한다.

 

*

수액 맞고, 약 먹고 쉬니까 당장은 조금 나아진 것 같다.

낮엔 너무 힘들었다.

일에 사소한 실수가 반복될 정도로 인지 상태가 나빠졌다.

파쇄해선 안 될 문서를 뭉텅 파쇄해 버렸다. 

아~ 샤걀(요즘은 욕을 이렇게 한다더라)

 

내일은 일정 끝나면 칼같이 조퇴하고,

이 집 살림을 다 정리해야 할 시점인데.....

아 몰랑~

 

아깐 혼자 있는데 아프니까 서럽더니

병원에 가서 '치료'라는 보살핌을 돈 내고 받고

아무도 나를 귀찮게 하거나 힘들게 하지 않는

혼자만의 공간에 들어오니 그것만으로도 한결 낫다.

 

얼마나 이틀 동안 일에 시달렸으면

그 병원 작은 골방 같은 주사실이어도 혼자 누워 있으니 좋더라.

내게 어떤 일이 생기면 당장 도와줄 누군가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안도감이었겠지.

 

수액 다 맞으면 전화하라고 전화번호를 벽에 붙여놨더라.

오랜만에 제대로 병원 신세를 졌다.

각종 검사 비용에 수액까지, 오랜만에 건강보험료 낸 보람(?)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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