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9
직접 만나 무엇을 해본 적도 없고,
그저 오래 짝사랑만 했다.
그래도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가볍다고 여기던 감정을 내려놓으려 하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지구가 당장 멸망하는 것도 아닌데
지평선 하나가 사라진 듯,
나만의 작은 우주가 갑자기 꺼져버린 기분이다.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사람,
손 한 번 잡아보지 못한 사람에게
품었던 마음조차 이렇게 정리하기가 힘든데,
실제로 만나고 정이 들었다가 헤어진
내 딸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 이제야 조금 짐작이 간다.

만나지도 못했는데
왜 이렇게 보고 싶고, 그립고, 아쉬운 걸까.
이 감정을 병이라고 부르고 싶어지다가도
가만히 생각하면
그저 마음이 닿을 곳을
오래 찾지 못했던 시간이
늦게 반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핍이라기보다
비어 있던 자리에
잠시 머물렀던
온기의 흔적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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