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흐르는 섬 <2025~2029>/<2026>

다정동에서 딸을 기다리며

by 자 작 나 무 2026. 2. 20.

2026-02-20

어떤 감정인지, 어떤 감정이었는지 집중해서 상황에 따른 감정 상태를 묘사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감정은 순간의 기상 상태와 비슷하다. 순간 느껴진 대로 그려보는 연습 중이다.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뜬다.
어제 감정은 어제 그 순간 외엔 나를 흔들지 못한다. 어젠 그랬다. 오늘은 장난스럽게 불쑥 나서서 Ktx를 타고 서울역에 내린 다음, 그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돌아올 수도 있다.

딸이 면접 보는 곳에 태워주고 주차장에서 기다리는 동안 이 글을 쓴다. 마음껏 상상하고 상상한 대로 그리기.

그 카페에서 그가 처음 만났다는 그 맛있는 커피를 한 잔 주문한다. 어떤 맛인지 나도 아는 맛이다. 다양한 원두를 골고루 맛보던 시기에 200g씩 주문해서 마셨던 원두. 그 기억과는 또 다른 맛이겠지.

조금 더 따뜻해진 뒤에 어느 편안한 날, 그 카페에 앉아서 그가 펼쳤던 책 중에 있었던 문장을 더듬어보리라. 닿을 수 없는 멀티버스라고 설정한 내 머릿속 세상에나 존재하는 인물이다. 그는 내게 그런 사람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어느날 그 자리에 앉아봐야겠다.

어제는 지구가 금세 멸망할 것 같았지만, 오늘은 새로운 자리에서 아침을 맞이한다. 일찍 내려서 마신 게이샤 향기가 입안에서 아직 맴도는 신선한 아침.

한 20년쯤 혹은 10년쯤 뒤에 읽어보면 재밌을 거다. 아니, 누굴 대상으로 생각하고 쓴 것인지도 기억나지 않을 거다. 결국 나는 그와 대면하지 않았으므로.

'흐르는 섬 <2025~2029> > <2026>'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직도.....  (0) 2026.02.20
만나지 못하는 괴로움  (0) 2026.02.20
If the Multiverse is Real  (0) 2026.02.19
짝사랑도 괴롭다  (0) 2026.02.19
2. 19  (0) 2026.02.19